허정무, ‘우루과이 악연’에 도전 제동

입력 2010.06.27 (02:41)

`20년 전 패배를 안겼던 우루과이에 설욕하고 싶었는데..'

허정무(55) 축구대표팀 감독이 남미의 전통 강호 우루과이의 벽에 막혀 `유쾌한 도전'을 16강에서 마감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전에서 한국에 뼈아픈 1-2 패배를 안긴 우루과이는 허정무 감독과 악연이 있는 팀이다.

허정무 감독은 선수로 뛰던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을 전담 마크하면서 거친 수비를 펼쳐 `태권 축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던 인물.

허 감독은 은퇴 후 첫 번째 월드컵이 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선 선수가 아닌 트레이너로 참가했다.

당시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고 허정무 감독은 감독.코치와 선수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

당시 대표팀에는 김주성 축구협회 국제국장과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 서정원 올림픽대표팀 코치, 최순호 강원FC 감독, 황선홍 부산 아이파크 감독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한국은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승승장구했지만 월드컵 본선 무대에선 `종이호랑이' 신세였다.

조별리그 벨기에와 1차전에서 0-2, 스페인과 2차전에서 1-3으로 패한 한국은 마지막 3차전에서 우루과이와 만났다.

당시 우루과이 대표팀 지휘봉은 남아공 월드컵에도 나온 오스카르 타바레스(63) 감독이 잡고 있었다.

한국은 우루과이에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득점하지 못했고 0-0 무승부 행진이 이어지던 후반 추가시간에 오프사이드로 의심되는 다니엘 폰세카에게 헤딩 결승골을 헌납해 0-1으로 졌다. 트레이너였던 허정무 감독은 3전 전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남아공 월드컵 8강 길목에서 허정무 감독의 발목을 잡은 건 다름 아닌 우루과이였다.

허정무 감독은 이번 대회 그리스와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2-0 승리를 지휘해 한국인 감독 월드컵 첫 승리 기쁨을 맛봤고 1승1무1패의 성적으로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은 타바레스 감독이 지휘한 우루과이에 2-1 승리를 헌납해 이탈리아 월드컵 때 패배를 되갚지 못했다. 한국은 우루과이와 월드컵에서 두 차례 패하며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도 5전 전패의 열세에 놓이게 됐다.

허정무 감독으로선 우루과이와 악연을 끊지 못했고 한국의 8강 신화 재현도 결국 물거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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