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제주 대격돌 ‘운명의 챔프전’

입력 2010.11.2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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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개월 동안 초록 그라운드를 달군 프로축구 K-리그가 마침내 챔피언의 탄생을 눈앞에 뒀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FC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가 결국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챔피언 자리를 놓고 다툰다.

기선 제압이 중요한 1차전은 12월1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우승팀이 가려질 2차전은 12월5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열린다.

서울은 안양LG 시절이던 2000년 이후 10년 만에, 제주는 유공 시절이던 1989년 이후 무려 21년 만에 K-리그 정상 탈환을 노린다.

공교롭게도 서울이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2000년 상대가 제주의 전신인 부천 SK였다.

서울(2004년)과 제주(2006년) 모두 연고지 이전 후에는 아직 우승컵을 품어보지 못했다.

통산 맞대결에서는 서울이 47승41무41패로 근소한 우위를 점했지만, 제주의 연고 이전 후에는 12승4무1패로 압도했다.

◇정규리그 1위 우승 확률은 83%
정규리그 1위 팀은 마지막 라운드 경기 후 챔피언결정전까지 20일 넘게 휴식을 취한다.

정규리그 1위 팀 감독들이 "실전 감각 유지가 힘들다"며 경기 전부터 `엄살'을 부리는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정규리그 1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고 나머지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계단식의 `녹다운 토너먼트'를 벌여 우승팀을 가린 것은 지난해까지 모두 6차례 있었다. 이 가운데 정규리그 1위 팀은 다섯 번이나 우승했다. 승률 83%다.

정규리그 1위가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은 2007년 5위 포항 스틸러스에 우승을 내준 성남 일화뿐이다.

게다가 정규리그 2위가 우승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것도 33%(6차례 중 2차례)에 불과했다. 네 차례는 밑에서 올라온 팀에 져 정규리그 순위보다 한 계단 떨어진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제주가 정규리그 2위 팀의 저주를 풀 수 있을지 관심이다.

◇빙가다-박경훈..`데뷔 시즌 우승은 내 차지!'
서울의 넬로 빙가다(포르투갈) 감독이나 제주의 박경훈 감독 모두 올해가 K-리그 사령탑으로서 데뷔 시즌이다.

역대 K-리그에서 데뷔 첫해 우승을 차지한 감독은 출범 원년인 1983년 할렐루야를 정상에 올려놓은 고(故) 함흥철 감독을 시작으로 지난 27년 동안 네 명뿐이었다.

대부분 K-리그 초창기였고 1991년 베르탈란 비츠케이(헝가리) 대우 감독 이후로는 명맥이 끊겼다.

물론 1991년 울산 사령탑으로 데뷔했던 차범근 감독이 2004년 수원 삼성 지휘봉을 잡자마자 그해 K-리그 우승을 이끌기도 했지만, K-리그에 첫발을 들여놓자마자 팀을 정상에 놀려놓기란 쉽지 않았다.

올해는 빙가다 감독이 리그 컵대회, 윤성효 수원 감독이 FA컵에서 우승을 맛보는 등 새내기 사령탑들의 돌풍이 거셌다.

K-리그 우승컵까지도 결국 19년 만에 리그 첫 시즌을 보낸 감독의 손에 들리게 됐다.

◇데얀-김은중..`최고 해결사 영예 양보없다'
데얀(서울)과 김은중(제주)이 벌일 해결사 대결도 볼만하다.

데얀은 올 시즌 12골 7도움을 올려 팀 내 득점 및 도움 1위를 기록했다.

김은중도 13골 10도움으로 제주 선수 중 득점 1위, 도움 2위에 올랐다.

두 선수가 차지하는 팀 내 공격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 수 있다.

다만 데얀은 8명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6명의 골을 돕는 등 다양한 공격 루트 안에서 움직였다.

반면 김은중은 도움 없이 직접 해결한 5골을 제외하고 나머지 8골 중 세 골을 구자철 덕에 넣었다.

또 10개의 도움 중 절반인 다섯 개는 2선에서 침투하는 산토스에게로 향했다.

구자철→김은중, 김은중→산토스로 이어지는 마무리는 상대가 뻔히 알면서도 당할 만큼 위협적이었다.

1997년 대전 시티즌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김은중이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서울에서 활약했다는 점도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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