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냐, SK냐?
올 시즌 프로야구 정규레이스가 종착역을 눈앞에 둔 지난 주말에 '가을 잔치'에 초대받는 4강 팀이 모두 가려졌다.
이번 주에는 이변이 없는 한 삼성 라이온즈가 2006년 이후 5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짓고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쥔다.
삼성은 넥센 히어로즈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무실점 승리로 장식하며 한국시리즈(KS) 직행을 위한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이제 남은 9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자력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다.
이르면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두산 베어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축포를 쏘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린 2위 자리의 주인공이 어느 팀이 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가 피 말리는 2파전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4경기를 남겨둔 4위 KIA 타이거즈는 2위 롯데와 2.5경기 차라 2위를 넘보기가 쉽지 않다.
롯데는 지난주 홈 경기로 치른 SK와의 시즌 마지막 3연전에서 2승1패를 거둬 '위닝 시리즈'로 장식하며 힘겹게 2위 자리를 지켰다.
최근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롯데는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해 총력을 퍼붓고 있다.
그러나 25일 연장 11회의 혈투가 벌어진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 송승준을 마무리로 투입하는 등 8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치고도 패하고 말았다.
롯데와 3위 SK의 격차는 여전히 한 경기에 불과하다.
게다가 롯데가 앞으로 4경기를 남겨둔 반면 SK는 9경기를 더 치른다. 이번 주만 해도 롯데는 30일 두산전, 단 한 경기만 한다.
SK는 넥센과 2연전, 삼성과 3연전 등 홈 5연전이 예정돼 있다.
롯데는 SK의 행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또 롯데는 삼성이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하게 되면 SK와의 3연전을 어떻게 치를지도 신경을 써야할 대목이다.
2위 자리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10월 4∼6일 한화-롯데(부산사직), SK-KIA(광주)의 3연전이 끝나봐야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번 주 SK의 행보에 따라 승자의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물론 SK도 사정이 여의치는 않다. 김강민·조동화·박재상 등 수비가 좋은 외야 라인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선발진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고정 선발이 브라이언 고든 정도인 상황에서 변칙적인 투수 운용을 하고 있지만 선발 투수들은 5이닝을 버티기도 힘들어한다.
잔여경기 수가 많은 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나마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25일 잠실 LG전에서 선발 복귀전을 치러 합격점을 받은 것은 큰 힘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