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포스트 시즌 진출이 좌절된 드림식스의 박희상 감독은 "올 시즌 용병 문제가 가장 아쉬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14일 LIG손해보험에 2-3로 패해 준플레이오프 진출권을 KEPCO에 내준 뒤 "어찌 됐건 속은 후련하다"며 입을 뗐다.
그는 "지고 싶어서 진 건 아니지만 선수들이 이겨야 한다는 부담을 크게 느낀 것 같다"며 포스트시즌 출전이 좌절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까지 세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역전 4위를 바라볼 수 있었던 드림식스에 포스트 시즌 진출은 그야말로 '꿈의 도전'이었다.
모기업인 우리캐피탈이 전북은행에 넘어가면서 주인 없이 한국배구연맹(KOVO)의 관리 구단으로 이번 시즌을 맞은 드림식스는 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외국인 선수 없이 중위권을 유지하며 흥행몰이에 일조했다.
든든한 모기업을 둔 다른 팀처럼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는 못했지만 패기 하나만으로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막판 매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KEPCO를 턱밑까지 추격했으나 이날 LIG손보의 노련미를 넘지 못하고 주저앉으면서 이번 시즌을 사실상 마쳤다.
어려운 상황을 딛고 팀을 이끌어 온 박 감독은 이번 시즌을 회고하면서 용병 문제에 진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정규리그 2~3라운드에 미국 출신 용병 라이언 오웬스가 왔으나 토종 선수들과 융화가 잘 안 돼 아쉬웠다"며 "오웬스 스스로 충분한 준비를 못했고, 팀 합류 시기도 안 맞았다"고 설명했다.
패기는 돋보이지만 관록이 부족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아픈 지적을 했다.
박 감독은 "오늘 경기도 선수들이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 것 같다. 그만큼 포스트 시즌에 올라가고 싶었던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그런 마음이 잘못됐다. 부담이 아닌 정신력으로 이겨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스스로 부담을 극복하기에는 우리 선수들이 아직 어리다. 근성과 마인드의 문제"라며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즐길 수 있는 배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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