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핵안보정상회의 성과와 한계는?

입력 2012.03.28 (22:01)

수정 2012.03.28 (22:02)

<앵커 멘트>



<녹취> 오바마 (미국 대통령) : "테러집단의 손에 핵물질이 넘어가지 않도록 반드시 막을 것입니다."



단일 국가가 개최한 외교행사로는 가장 규모가 컸던 서울핵안보정상회의가 끝났습니다.



이번 정상회의가 어떤 성과와 과제를 남겼는지 알아봅니다.



먼저 오늘 일반에 공개된 핵안보정상회의장을 김명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50여개 나라 정상들이 모였던 바로 그 곳에 초등학생들이 단체 관람을 왔습니다.



안내 직원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꼼꼼히 받아적습니다.



<녹취> "정상회의장을 영어로는 플레너리 룸이라고 해요."





삼삼오오 회의장을 찾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도 역사적인 현장을 사진에 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녹취> 김형근 (초등학생) : "뉴스에서 봤을 때는 여기서 회의를 하는 구나 그냥 생각했는데 직접 보니까 실감이 나네요."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양자회담장, 정상들이 저녁을 먹으며 회의를 했던 업무만찬장도 개방됐습니다.



58명의 정상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행사도 마련됐습니다.



오늘 하루 4천5백여 명의 관람객이 핵안보정상회의장을 찾았습니다.



58명의 대학생들도 모의 핵안보정상회의를 열고, 정상합의문을 발표했습니다.



<녹취> 박지선 (고려대 학생) : "우리는 모든 국가와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전세계적인 핵안보 강화를 증진해 나갈 것입니다."



회의장 일부 시설들은 내일부터 국가기록원으로 옮겨져 영구 보관됩니다.



<앵커 멘트>



이번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과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핵물질을 감축하고 감시를 강화해 핵 테러 가능성을 낮추자는데 각국이 만장일치로 합의했다는데 있습니다.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박진영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전 세계에는 천6백 톤의 고농축우라늄과 5백 톤의 플루토늄이 있습니다.



핵무기 12만 개를 만들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서울정상선언문의 요지는 내년 말까지 핵 위험 물질을 줄이는 방안을 각국이 마련한다는 겁니다.



2년 전 워싱턴 회의 이후에 미국과 러시아는 핵무기 3천 개 분량의 핵물질을 없앤 바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소 등이 테러 목표로 떠오르면서 핵 시설 방호를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CDMA 통신망과 GPS를 통해 주요 방사선물질의 이동 경로를 파악해 분실이나 탈취에 대비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 기술을 이용해 천4백 개가 넘는 방사성 물질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리는 계기도 됐습니다.



이번 회의 참가국은 53개국, 수행단만 5천여 명입니다.



내외신 기자도 3천7백 명이 찾아 역대 최대 규모 회의를 취재했습니다.



이런 성과도 있었지만, 이번 정상회의에서 각국이 논의하지 못하거나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송영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 세계에는 5천 발이 넘는 핵무기가 실전 배치돼 있습니다.



이 가운데 2천 발 정도는 지금 당장이라도 발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핵안보 정상회의는 현존하는 위험물인 핵무기를 제쳐두고 잠재적인 위험물인 핵물질 감축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핵물질을 얼만큼 감축할 것인지, 앞으로 1년 동안의 목표조차 정하지 못했습니다.



서울 정상공동선언문에는 각국이 고농축 우라늄 최소화를 위한 목표를 내년 말까지 자발적으로 수립해 발표할 것을 독려한다고 적시돼 있습니다.



독려 차원의 합의사항이 얼마나 잘 지켜질지도 미지숩니다.



핵 테러의 경계 대상을 테러집단으로 한정해,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같은 국가 차원의 핵무기 비확산 문제를 다룰 수 없는 점도 근본적인 한계로 지적됩니다.



<인터뷰> 마일스 에이 팜퍼 (미국 재임스 마틴 센터 선임연구원) : "(핵안보정상회의는)핵 물질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가 국격을 한층 높이는 계기는 됐지만,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논의체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많아 보입니다.



<앵커 멘트>



컨벤션, 즉 국제전시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이윤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2박3일의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각국 정상과 대표단이 숙박, 관광, 쇼핑에 지출한 금액은 약 천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막대한 홍보효과를 노린 업체 간 제품 유치 경쟁도 치열했습니다.



<인터뷰>유통업체 마케팅 담당자 : "노출되는 것 자체로 브랜드 홍보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에 몇 달간 철저히 준비..."



100명이 참석한 국제 행사는 42인치 LCD TV 천5백 대를 수출하는 효과를 낸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컨벤션 산업이 굴뚝없는 황금 산업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국내 대형 컨벤션 센터는 모두 12개, 지난 10년 새 국제 행사 개최 건수는 3배 넘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컨벤션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각종 행사 유치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주변 산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 전시장인 킨텍스, 주변의 편의시설은 백화점 한 개 뿐, 호텔 두 곳과 대형 쇼핑몰은 아직 개장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창현(전시산업연구원 부원장) : "컨벤션 주변을 복합단지화해서 부가가치 창출을 높이는 구조를 만드는게 매우 중요."



미래 성장동력인 컨벤션 산업의 경쟁력 제고, 핵안보 정상회의가 남긴 또 하나의 과젭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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