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 행복” 손연재, 부모님 얘기에 왈칵

입력 2012.08.12 (01:01)

수정 2012.08.12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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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얘기가 나오자 환하게 웃던 ‘요정’ 손연재(18·세종고)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흘렀다.



"어제가 아버지 생신이었는데 좋은 선물을 해드린 거 같아요. 엄마도 런던에 오셔서 응원해주셨는데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결선에 올라 11일(현지시간) 5위로 대회를 마친 손연재는 "결선 무대에 서서 5위를 해 너무 행복하다"면서 말을 시작했다.



손연재는 런던 웸블리 아레나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대회를 마친 소감을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먼저 곤봉연기 중 공중에 띄운 곤봉을 잡지 못한 순간 메달에 대한 꿈을 버렸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곤봉 연기가 아쉽기는 하지만 후회 없이 연기를 마쳤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아직은 메달을 딸 때가 안됐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시니어 무대에 이제 데뷔한 지 2년밖에 안 되지만 동메달을 딴 류보 차르카시나(벨라루스)는 시니어 무대에서만 8년을 뛴 선수"라면서 0.225점차 패배를 깔끔하게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다음 대회에서는 좀 더 욕심을 부려 메달을 따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다시는 지지 않겠다는 뜻도 아울러 밝혔다.



손연재는 런던올림픽 결선 무대에 섰다는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그는 "국제체조연맹 월드컵시리즈에서는 4위도 해봤지만 올림픽에서 내가 5위를 했다는 자체가 믿어지지 않는다"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많은 사랑을 받은 손연재는 "오늘 곤봉 연기를 잘했다면 아마도 경기 후 울었을 텐데 작은 보완점을 새로 발견했기에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며 넘치는 승부욕을 또 한 번 과시했다.



지난 1년 반 동안 리듬체조 메달의 산실인 러시아의 노보고르스크 훈련센터에서 홀로 고독한 싸움을 해온 손연재는 "옐레나 리표르도바 코치가 너는 운동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렇게 훈련한 내용을 올림픽에서 맘껏 펼치라고 주문했을 때 감동받았다"고 소개했다.



많은 관중 앞에서 내재된 끼를 유감없이 선보인 손연재는 다음 목표로 ‘즐기는 리듬체조’로 설정했다.



그는 "그동안 운동을 겨우겨우 해왔다면 이제는 즐기면서 자신 있게 하겠다"며 올림픽에서의 행복한 추억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13일 귀국하는 손연재는 "올해 한국에 있던 기간이 한 달도 안되는 것 같다"며 "스트레스에서 해방돼 당분간은 쉬고 싶다"면서 가족의 품에 하루빨리 안기고픈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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