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남은 축구협회장 선출 ‘물밑 선거전’

입력 2012.12.27 (07:13)

수정 2013.01.03 (14:52)

대한축구협회의 새로운 수장을 뽑는 대의원총회가 한 달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예비 후보자들의 물밑 선거전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축구협회는 내달 7일 제52대 축구협회장 후보자 등록과 대의원총회 개최 공고를 내기로 했다. 축구협회 회장 선거의 실질적인 막이 오르는 셈이다.

후보자 등록은 내년 1월8~14일까지 이어지고, 회장을 선출하는 대의원 총회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선거를 한달 앞둔 현재 차기 대권에 공식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후보는 지난달 19일 출마를 선언한 김석한(58) 전 한국중등축구연맹 회장이 유일하다.

1956년생인 김 회장은 중동중과 보인고 출신이지만 현역 선수 생활은 하지 않았다.

인조모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인성하이텍을 운영하는 김 회장은 학창시절부터 축구를 좋아해 서울시축구협회 재정담당 부회장에 이어 2005년부터 중등연맹 회장을 맡아왔다. 또 현재 보인고의 재단인 대주학원 이사장이기도 하다.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일찌감치 선거 운동을 시작한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과 최근 급부상한 정몽규(50)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가 예비 후보군으로 출마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이밖에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도 간접적으로 출마의 뜻을 밝히는 등 4명의 후보군이 '축구 수장'에 오르기 위한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다.

축구협회장은 축구협회 대의원의 투표로 뽑힌다.

투표권을 가진 24명의 대의원은 16명의 시·도 축구협회장(서울, 경기, 대전, 충북, 충남, 강원, 전북, 전남, 경남, 경북, 부산, 대구, 제주, 울산, 광주, 인천)과 8명의 축구협회 산하 연맹 회장(초등연맹, 중등연맹, 고등연맹, 대학연맹, 실업연맹, 풋살연맹, 여자연맹, 프로연맹)으로 구성된다.

시·도 축구협회장과 축구협회 산하 연맹을 뽑는 선거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예비 후보군'들은 어떤 사람이 뽑히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의원들을 뽑는 선거는 28일 제주축구협회장 선거를 마지막으로 끝난다.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3명의 대의원으로부터 추천을 받아야 하는 만큼 '예비 후보군'들의 움직임은 더욱 바빠지게 됐다.

축구협회 수장 후보로 여러 명이 나섰지만 축구인들은 결국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과 정몽규 프로연맹 총재의 2파전으로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 회장은 최근 "주변의 축구인들로부터 축구협회의 실정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며 "지난번 선거 때 나를 지지하지 않은 대의원들조차 나보고 출마를 생각해달라는 권유를 해와 고민하고 있다"고 사실상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보성고-연세대를 거쳐 신탁은행에서 선수 생활을 한 허 회장은 1972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1년간 축구 유학을 했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 코칭스쿨을 이수해 코치 자격증도 가진 축구인 출신 기업가다.

최순영 축구협회장 재임 시절인 1980∼1982년 축구협회 국제담당 이사와 김우중 회장 체제였던 1990∼1991년 국제담당 부회장 겸 상비군관리위원장(현 기술위원장)을 지냈다.

1997년 제48대 축구협회장 선거에 처음 나선 허 회장은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을 상대로 총 25표 중 3표를 얻는데 그쳐 완패했고, 2009년 재출마해 조중현 축구협회장과 맞붙었지만 전체 28표 중 10표에 그쳐 두 번째 도전에서도 실패했다.

이 때문에 허 회장은 세 번째 도전을 놓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허 회장의 측근은 "대의원들을 확보하는 데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아직 경선 상대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후보 등록을 할 필요는 없다"고 귀띔했다.

정몽규 프로연맹 총재 역시 '정중동 행보'다. 공식적으로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서겠다고 언급한 적도 없다.

현재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인 정 총재는 전북 현대의 구단주까지 지내는 등 축구판에서 잔뼈가 굵다.

현장의 목소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장점과 함께 지난해 프로연맹 총재를 맡아 이사회 구조를 실무형으로 개혁하고 K리그 승강제를 도입하는 등 과감한 추진력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정몽준 전 축구협회장의 사촌 동생이라는 사실 때문에 '현대가(家) 대물림'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것과 아직 프로연맹 총재 임기가 1년이 더 남아 있다는 게 부담스럽다.

정 총재의 측근은 "최근 많은 사람을 만나 의견을 듣고 있다"며 "한국 축구를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고 말해 출마 선언이 임박했음을 내비쳤다.

그는 "프로구단을 오래 경험한 정 총재가 한국 축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중"이라며 정책으로 다른 후보와 차별화를 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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