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기록 행진 가속도 ‘정신력 승리’

입력 2013.01.21 (09:18)

수정 2013.01.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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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의 질주에 한계를 모르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

연속 금메달 행진으로도 성에 차지 않는다는 듯 2013년 새해 처음 나선 대회에서는 아예 신기록 행진을 벌였다.

이상화는 20~21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월드컵 6차 대회에서 이틀 동안 차례로 여자 500m 한국기록과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첫날 36초99의 기록을 내 한국 여자 선수 사상 최초로 37초의 벽을 깨더니 이튿날에는 위징(중국)이 보유한 종전 기록(36초94)을 훌쩍 뛰어넘어 36초80의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다.

월드컵 1차 대회부터 이어진 이 종목 연속 우승 행진을 8회로 늘린 것은 차라리 덤이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2012년 종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등 이상화는 이 종목에서 최강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는 예니 볼프(독일) 위징, 왕베이싱(중국) 등 쟁쟁한 선수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을 벌였다.

올 시즌에는 시작하자마자 정상을 휩쓸어 한 번도 시상대 꼭대기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그리고 새해가 밝자 금메달에 만족하지 않고 아예 신기록을 연거푸 갈아치우며 한층 속도를 끌어올렸다.

고교 시절부터 정상급 선수로 세계무대를 누빈 이상화는 올해 본격적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남자 선수들 못지않은 힘과 체력에 더해 많은 대회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원숙함을 갖추면서 완벽한 스케이터로 성장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초반 기록의 단축이다.

원래 스타트 구간에 다소 약점이 있던 이상화는 올 시즌에는 오히려 첫 100m를 누구보다도 빠르게 달려 초반부터 경쟁자를 압도하는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올 시즌 이상화가 벌인 8번의 500m 레이스 가운데 이상화가 첫 100m 기록에서 경쟁자보다 뒤진 것은 단 한 번뿐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3년1개월 만에 한국기록을 갈아치운 1차 레이스에서 10초32만에 100m를 통과했고, 세계 신기록을 세운 2차 레이스에서는 초반 100m에서 10초26이라는 빼어난 기록을 냈다.

그만큼 피나는 노력을 통해 약점을 보완하고 오히려 강점으로 만든 셈이다.

주니어 시절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를 누비다 보니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도 이제는 베테랑 수준에 올라섰다.

"자신감 싸움에서 승리한 것 같다"는 이상화의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강해진 정신력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작성한 세계 기록 역시 정신력의 승리였다.

이상화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 시즌 신기록에 욕심을 냈다가 역효과가 났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마음을 비우고 레이스에 나서겠다"고 말한 바 있다.

첫날 한국 기록으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었지만, 이상화는 자신의 말대로 평정심을 유지하며 쾌속 질주를 계속해 세계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이상화의 다음 레이스는 또 하나의 '기록 산실'로 통하는 솔트레이크시티로 이어진다.

거듭된 '기록 행진'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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