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여제’ 이상화, 한국 넘어 세계로!

입력 2013.01.21 (12:14)

수정 2013.01.2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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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역사를 거듭 써 온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가 이제 세계 빙속의 역사에도 남을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상화는 초등학생 때부터 국내 1인자 자리를 지키며 간판 스프린터로 성장해왔다.

국내 전국대회와 선수권대회에 나설 때마다 대회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어린 나이부터 기대주로 꼽혔다.

휘경여고에 재학 중이던 2004년 겨울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나서기 시작한 이상화는 500m와 1,000m 등에서 강세를 보이며 '단거리 전문'으로 자리매김했다.

2005년 1월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는 38초17의 500m 한국 신기록과 함께 종합포인트 153.2점으로 이 부문 주니어 세계 신기록을 작성해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할 잠재력을 입증했다.

이상화는 국가대표로 뽑힌 지 얼마 되지 않아 출전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500m 1·2차 시기 합계 77초04의 기록으로 5위에 올라 빙상인들을 들뜨게 했다.

0.17초 차이로 아쉽게 메달을 놓친 이상화는 눈물을 흘렸지만, 올림픽 데뷔전부터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하면서 '불모지'였던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확고한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2005년 이래 한국 여자 단거리의 신기록은 모조리 이상화가 새로 썼다.

2005년에만 세 차례 한국기록을 갈아치워 처음 37초대에 진입(37초90)했다.

2007년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기록을 37초81로 끌어내린 이상화는 2009년 다시 신기록 행진에 불을 붙였다.

3월 월드컵 파이널에서 37초70의 한국 신기록을 작성한 그는 여름 훈련을 거쳐 올림픽이 열리는 2009~2010시즌 두 차례 신기록을 더 세웠다.

한국 기록은 37초24까지 빨라졌다.

2010년 1월에는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첫 종합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도 누렸다.

이상화는 여세를 몰아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1·2차 시기 합계 76초09의 기록으로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거는 주인공이 됐다.

이후로도 이상화의 행보는 곧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새 역사였다.

이상화는 지난해 세계 종별선수권대회에서 또 처음으로 500m 정상에 올라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향해 스케이트끈을 조여맸다.

올 시즌에는 월드컵 시리즈가 개막하자마자 4번의 대회에서 8차례 500m를 모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위징(중국)이 여자 선수 최초로 37초의 벽을 깨고 36초94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것을 따라잡겠다고 작심한 듯 신들린 질주를 거듭했다.

20~21일 캘거리에서 열린 월드컵 6차 대회.

이상화는 첫날 500m 1차 레이스에서 36초99의 한국 신기록을 작성해 위징의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이어 2차 레이스에서는 아예 위징의 기록을 0.14초나 단축하고 36초80의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면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단거리 스케이터가 됐다.

이상화가 역대 월드컵에서 따낸 메달은 모두 53개다. 그중에서 금메달만도 13개에 이른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집계한 메달 순위에서 남·녀 선수를 통틀어 이상화보다 많은 메달을 따낸 이는 예니 볼프(독일·82개)뿐이다.

이규혁(서울시청)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관리를 잘한다면 늦게까지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전성기에 들어선 만큼 충분히 볼프의 '전설'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또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성적도 기대해볼 수 있다.

소치에서 정상에 선다면 이상화는 카트리나 르메이돈(캐나다) 이후 12년 만에 여자 500m를 2연패하는 선수가 된다.

이후에도 계속 기량을 유지하면 보니 블레어(미국)만이 가진 단거리 3연패 기록도 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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