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명절 앞두고 ‘인터넷 사기’ 극성…예방법은?

입력 2013.01.28 (08:38)

수정 2013.01.28 (09:36)

<앵커 멘트>

유지원 앵커도 인터넷 쇼핑 자주 하시죠?

네, 그럼요.

네, 인터넷에서 물건 사고선 약간 들뜬 마음으로 택배 기다려본 경험 다들 있으실 텐데요.

요즘 와야 할 물건이 안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네, 주문한 상품이 들어 있어야 할 상자에 먹다 남은 과자가 들어 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김기흥 기자, 이제 곧 설인데요.

이런 사기 더 조심해야 하는 거죠?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명절을 앞두고 이런 인터넷 사기가 특히 기승을 부리는데요.

그런데 취재를 하면서 좀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아무것도 보내지 않으면 될텐데. 왜 밀가루나 먹다 남은 과자를 택배로 보낼까요?

알고보니 무엇이든지 택배로 보내야 송장번호를 얻을 수 있고 이 번호를 상대방에게 알려주면 택배 배달이 늦더라도 상대방을 안심시킬 수 있기 때문인데요.

날로 치밀해지는 인터넷 사기 수법과 예방법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양에 사는 30대 주부 김 모 씨.

생후 2개월 된 딸아이의 분유를 인터넷을 통해 사 온 김 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인터뷰> 김00(인터넷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보통 엄마들이 분유 같은 건 무겁고 그러니까 직접 사러 안가고 인터넷에서 주문을 많이 하거든요.”

오픈 특가를 내세운 판매자에게 지난 18일 분유 세 통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사흘 뒤 도착한 택배 상자는 뭔가 이상했습니다.

<인터뷰> 김00(인터넷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상자가 너무 작은 거예요. 보통 세 통이니까 이 정도는 돼야 하는데 이만큼 밖에 안돼서 이상하다, 처음 오픈해서 사은품이 왔나? 그렇게 생각을 했어요.”

생각보다 작은 크기의 상자 속에 들어있는 건 분유가 아닌 밀가루였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다시 들어간 판매 사이트.

하지만 판매자는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습니다.

<인터뷰> 김00 (인터넷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너무 황당하니까 일단은. 제가 당했다는 것도 너무 어이없고. 아, 이게 사기구나, 말로만 듣던 사기구나.”

김 씨의 피해액은 분유 3통 가격인 54000원.

하지만 해당 사이트에는 수십만 원이 넘는 금액을 사기당한 주부도 부지기수였습니다.

<녹취> 이00(인터넷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저는 21만 6천원이요. (주문한 게)금요일이었는데 토요일 오전까지 입금해야 토요일에 보내줄 수 있다.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안 보낸 거예요. ”

경기도 김포에 사는 또 다른 피해자인 정모 씨가 받은 택배 상자에는 분유 대신 먹다 남은 과자가 들어있었습니다.

<녹취> 정00(인터넷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딱 열어봤더니 먹다 남은 그 뜯겨진 초코 과자 한 상자를 보냈어요. 그게 의미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사기피해자는 전국 각지에서 속출했습니다.

한 사기 피해 정보 공유 사이트에 접수된 분유 판매 사기 피해 사례만 지난해 11~12월 두 달 사이에 220건, 피해금액은 4000만 원이 넘는데요.

하지만 대부분의 피해자가 아기 엄마인 까닭에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들은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정00(인터넷 사기 피해자) : “(경찰서에) 찾아가보지는 못했죠. 아기가 아프고 너무 춥고 또 첫째를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오고 이러려면 경황이 없어서. 그리고 또 멀고요.”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 하는 동안 인터넷 사기범들은 물품의 종목을 바꿔가며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특히 설을 앞둔 요즘, 한 인터넷 사기 피해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에만 하루에도 100건 이상의 피해사례들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인터뷰> 정석화(수사실장/경찰청 사이버테러 대응센터) : “보통 명절 앞두고서 많은 피해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귀성길에 교통편이라든지 아니면 여행상품, 그리고 전자제품, 그 다음에 상품권 같은 경우에는 항상 인터넷 사기의 피해가 되는 주요 원인들이 되겠습니다.”

올 1월에 인터넷 물품사기 혐의로 전국에서 검거된 피의자 수만 16명에 이르는데요.

지난 주, 수원에서 잡힌 인터넷 사기범은 22번의 동종 전과가 있는 상습범이었습니다.

<인터뷰> 하성해(경위/수원중부경찰서 사이버수사팀) : “피해자는 지금까지 100명 이상이고요, 피해 금액 역시 2천만 원 이상 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

51살의 김모 씨 역시 인터넷을 통해 스마트폰을 싼 값에 사려다 상습범에게 꼼짝없이 사기를 당했습니다.

<인터뷰> 김00(인터넷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이틀이 지나고도 안 와, 물건이. 안와서 내가 이제 카톡을 했어요. 그랬더니 편의점 택배 있잖아요. 그걸로 해서 보냈대요. 그런데 물건이 왜 안오냐 그러니까 보냈다 그래요. 그럼 그 보낸 영수증 있잖아요. 그것 좀 보내달라니까 찢었대요.”

그제 서야 아차 , 당했구나 싶었다는 김 씨.

하지만 그 때까지 믿을 수밖에 없었던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00(인터넷 사기 피해자) : “직거래를 하기로 했었으니까 의심이 없었죠. 이건 이제 물건 가지고 있다고 보내준 거.”

직접 찍은 물건의 사진은 물론 판매자 자신의 주민등록증까지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는 모습에 더는 의심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인터뷰> 하성해(경위/수원중부경찰서 사이버수사팀) : “접근성이 용이하고요, 비대면 비접촉이라는 그런 사이버범죄의 특성상 불특정다수인을 상대로 쉽게 금원을 편취할 수 있는 그런 특성 때문….”

얼굴까지 드러내며 점점 대범하게 이뤄지는 인터넷 사기 행각.

사기를 저지르는 판매자들 사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주말에 배송을 해주겠다며 시간을 끌다 월요일 이후 잠적해버리는 거였는데요.

<녹취> 인터넷 사기 용의자 (음성변조) : “오늘(금요일)은 안돼고요. 일요일 밤에 연락을 한 번 더 주시고, 월요일에 저하고 만날 약속을 잡으시죠.”

<인터뷰> 정석화(수사실장/경찰청 사이버테러 대응센터) : “주중에는 보통 상품을 올리고요, 주말 가까운 시점에 배송을 해주겠다는 방식으로 주말에 보통 범죄를 많이 저지르고 수익금을 가로채는 이런 현상들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점점 범행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인터넷 사기 피해자가 늘고 있는데요.

요즘에는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한 사기가 기승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정석화(수사실장/경찰청 사이버테러 대응센터) : “물품사기에 피해가 한정되던 것들이 최근 들어서는 신용카드 소액결제라든지 아니면 스마트폰 소액결제 피해로 계속 그 양상이 변하면서 점점 더 범죄가 진화하고 있는 현상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경찰은 인터넷 거래 전 반드시 판매자의 연락처와 이름, 계좌 번호 등을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넷두루미’나 ‘더치트’를 통해 검색해봐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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