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선수들 덕 우승”

입력 2013.02.21 (20:25)

수정 2013.02.2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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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훈련을 이겨낸 선수들 덕에 우승할 수 있었습니다."

21일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춘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이어 인터뷰실에 들어온 우리은행 주장 임영희는 "감독님의 지도력 덕분에 우승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까지 최하위를 전전하던 팀이었지만 올해 위 감독에게 지휘봉을 새로 맡긴 뒤에 팀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위 감독의 영입이 우리은행이 달라질 수 있었던 힘을 제공했다면 선수들이 힘든 훈련을 묵묵히 견뎌내 주면서 마침내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1위라는 결실을 맛봤다.

위 감독은 "올스타 휴식기 이후 6~7라운드를 치르면서 팀 성적도 부진해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주위에서 '부임 첫해 우승하면 다음 시즌은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고 농담도 하지만 이런 기회가 내 평생에 또 언제 오겠느냐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위 감독은 "시즌이 시작되고 나서도 비시즌 훈련량을 줄이지 않았다"고 소개하며 "그 바람에 주위에서 '왜 이겨도 선수들 표정이 밝지 않냐'는 말도 많이 들어야 했다"고 털어놨다.

지난 시즌까지 신한은행 코치를 지낸 위 감독은 "신한은행 출신이 신한은행의 정규리그 7연패를 저지했다고 하지만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며 "신한은행도 다음 시즌을 벼를 것이기 때문에 이런 과정을 통해 여자농구 전체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챔피언결정전에 어떤 팀이 올라와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며 "다만 힘든 과정을 거쳐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위 감독이 꼽은 우승 수훈 선수는 주장 임영희다. 위 감독은 "무릎 상태도 좋지 않은데도 운동을 게을리한 적이 없다"며 "나이도 많은 선수가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사실 임영희가 말한 "감독님의 지도력 덕분"은 위 감독의 스파르타식 훈련이 그만큼 힘들었다는 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임영희는 "감독님은 안되면 될 때까지 하게 하시는 분"이라며 "예전의 한 10배 정도 운동량이 늘었다"고 밝혔다.

임영희는 "처음 감독님이 오시고 훈련을 하면서는 '무슨 이런 일이 있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며 "훈련이 끝나도 '내일 훈련은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뿐이었다"고 털어놨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통산 득점 1위의 베테랑 티나 톰슨도 '감독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고 묻자 한국말로 "침착해"라고 답했을 정도다.

가드 박혜진은 "물론 우리 잘 되라고 그러시는 거지만 가끔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울컥할 때가 많았다"며 "그렇다고 감독님을 증오하는 것은 아니고 보면 피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임영희는 "원래 오늘 1위가 확정되면 선수들끼리 어깨동무를 하고 코트를 빙글빙글 돌려고 했는데 분위기가 그렇게 안 돼서 아쉬웠다"며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면 감독님은 빼고 우리끼리 어깨동무하고 코트를 돌겠다"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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