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기업은행, 2시즌만 ‘통합우승 위업’

입력 2013.03.29 (21:11)

수정 2013.03.2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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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막내구단' IBK기업은행이 창단 2년 만에 통합우승의 위업을 이뤘다.

이정철 감독이 이끄는 IBK기업은행은 29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GS칼텍스를 3-1(25-18, 20-25, 25-19, 25-21)로 꺾었다.

양팀 통틀어 최다인 36점을 올린 주포 알레시아 리귤릭(우크라이나)을 중심으로 김희진(17점), 박정아(15점) 등 '삼각편대'가 68점을 합작하면서 기업은행의 우승을 일궜다.

이로써 기업은행은 5전3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먼저 3승(1패)을 거둬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통합 챔피언의 자리에까지 올라섰다.

실업·프로를 합쳐 23년 만에 창단된 여자 배구팀으로 2011-2012시즌부터 V리그에 참가한 기업은행은 2시즌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새 역사를 썼다.

신생팀이 창단 2년 만에 정규리그에서 정상에 오른 것도 국내 4대 프로스포츠(야구·축구·농구·배구)를 통틀어 기업은행이 처음이었다.

기업은행은 정규리그 우승(7천만원)과 챔피언결정전 우승(7천만원)으로 총 1억4천만원의 상금도 챙겼다.

반면 GS칼텍스는 최근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가 올해에는 정규리그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 2007-2008시즌 이후 5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렸지만 끝내 준우승(상금 3천만원)에 머물렀다.

기업은행과 두 시즌을 함께 보낸 알레시아는 기자단 투표에서 총 27표 중 19표를 얻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기쁨이 두 배가 됐다. 팀 동료인 박정아(3표), 김희진(2표), 남지연(1표) 등을 압도적인 표 차이로 제쳤다. 알레시아는 상금 500만원도 받았다.

알레시아는 이번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35점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2차전 31점, 3차전 37점 등 매 경기 30점 이상씩 기록하며 기업은행의 우승을 이끌었다.

1·2차전을 거푸 이긴 뒤 27일 열린 3차전에서도 승리를 눈앞에 뒀다가 통한의 역전패를 당해 우승 세리머니를 미룬 기업은행은 이날 초반에는 쉽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서브 에이스와 블로킹이 돌파구가 됐다. 특히 1세트에서만 서브로 5점을 뽑고 상대 주포 베띠 데라크루즈(도미니카공화국)의 공격을 알레시아가 세 차례, 유희옥이 두 차례나 가로막으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기업은행은 10-13으로 끌려가다가 박정아의 시간차 공격을 시작으로 내리 6득점 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베띠에게 공격을 허용한 뒤 다시 알레시아의 블로킹에 이은 신연경의 행운이 깃든 서브 에이스 등으로 잇달아 5점을 따내 승기를 잡았다.

GS칼텍스는 17-21로 뒤질 때 공격수 한송이가 알레시아의 공격을 막다가 착지하면서 오른 발목을 다쳐 더욱 궁지에 몰렸다.

이소영이 부상으로 챔피언결정전을 못 뛰는 가운데 한송이마저 전열에서 이탈하면 GS칼텍스로서는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1세트를 내준 GS칼텍스는 2세트에서도 6-8로 끌려가자 응급치료를 한 한송이를 바로 투입했다.

GS칼텍스는 한송이가 투혼을 불사르며 오픈 공격과 블로킹으로 힘을 보태고 베띠가 상대 블로킹 벽을 뚫기 시작하면서 결국 2세트를 가져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3세트에서 GS칼텍스는 잦은 범실로 스스로 맥을 끊었다.

기업은행도 시원스럽게 치고 나가지 못했지만 GS칼텍스가 고비 때마다 실책을 저질러 스스로 발목을 잡는 바람에 다시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달아날 기회를 번번이 놓치면서 20-18까지 쫓긴 기업은행은 베띠의 공격이 코트를 벗어난 데 이어 정대영이 블로킹하다가 네트를 건드려 넉 점차로 달아나면서 한 숨을 돌렸다.

이후 또 정대영의 서브 범실이 나왔고 알레시아가 베띠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3세트는 기업은행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기업은행은 4세트 초반에도 끌려갔지만 베띠의 서브 범실 이후 김희진의 블로킹, 알레시아의 서브득점으로 금세 균형을 되찾았다.

이후 끈끈한 수비와 박정아, 김희진, 알레시아의 공격을 엮어 GS칼텍스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 축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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