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아쉽게 고배를 든 GS칼텍스의 이선구 감독은 아쉬운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이 감독은 2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챔프전 4차전에서 IBK기업은행에 져 1승3패로 준우승한 뒤 기자회견에서 "신경을 많이 썼는데, 제 운이 여기까지인가 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감독은 "시원섭섭이 아니라 섭섭하고 시원하다"면서 "용병도 다치고 이소영까지 다치고도 챔프전에 와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보려 했는데 잘 안됐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말대로 GS칼텍스는 레프트 한 자리를 지키던 신인 이소영이 플레이오프에서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챔프전에 나오지 못했다.
3차전을 대역전극으로 따내며 기사회생하긴 했으나 이날도 1세트에서 한송이가 발목을 다치는 등 악재가 많았다.
이 감독은 "지도자라면 당연히 선수의 미래를 위해 이소영을 넣어서는 안 된다"면서 "한송이도 출전시키지 않으려 했으나 선수가 가벼운 부상이라며 뛰게 해 달라고 해서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의 패인에 대해서는 "세터들이 정확한 토스를 배달해 주지 못해 베띠가 많이 막혔다"면서 "한송이의 부상이 팀에도 정신적으로 악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지난 시즌 꼴찌로 처진 GS칼텍스는 비록 축배는 들지 못했으나 올 시즌 컵대회에서 정상에 오르고 정규리그에서도 준우승하는 등 성공적인 시즌을 치렀다.
그러나 이 감독은 "2010-2011시즌 4승을 하고 2011-2012시즌 10승을 해서 150% 성장했다"면서 "올해 또 150% 성장하려면 20승을 했어야 하는데 채우지 못했다"며 마찬가지로 아쉬워했다.
올 시즌을 마칠 때까지 술을 입에 대지 않아 화제를 모은 이 감독은 "술을 시원하고 달착지근하게 먹어야 하는데, 아주 쓴 술을 먹게 생겼다"며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다음 시즌 전망을 묻는 말에는 "다음 시즌은 아직 얘기할 수 없는 처지"라며 "만약 계약이 된다면 그때 다시 계획을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