뮐러 2골! 대승 영웅-메시, 슈팅0 최악

입력 2013.04.24 (08:56)

수정 2013.04.2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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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축구스타 토마스 뮐러(24·뮌헨)가 세계적인 골잡이 리오넬 메시(26·바르셀로나)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뮐러는 24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2-20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와의 4강 1차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뮐러의 활약 속에 뮌헨은 바르셀로나를 4-0으로 대파했다.

1차전 결과로 볼 때 뮌헨의 결승 진출은 유력하다.

내달 2일 바르셀로나에서 치르는 4강 2차전이 남아 있지만 2차전에서 바르셀로나가 뮌헨을 무득점으로 묶는다 해도 5골 이상으로 이겨야 해 승부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

만만치 않은 전력의 두 팀이어서 승패를 예측하긴 어려웠지만 뮌헨의 완승으로 귀결된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였다.

양 팀의 희비는 양 팀 대표 골잡이의 활약에 따라 갈렸다. 다친 골잡이 메시가 제 몫을 다하지 못한 가운데 뮐러의 활약은 대조적으로 더욱 돋보였다.

뮌헨의 트레블(정규리그·리그 컵·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달성 선봉에 선 뮐러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보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더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정규리그에서는 12골을 올려 마리오 만주키치(15골)에 이어 팀내 득점 2위였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7골을 올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렸다. 챔피언스리그 득점 부문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만주키치가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어 전력 손실이 우려되던 이 날 경기에서 뮐러의 활약은 더없이 빛났다.

전반 25분 헤딩으로 선제골을 뽑아낸 뮐러는 후반 37분 다비드 알라바가 왼쪽에서 찔러준 공을 골문 앞으로 달려들면서 오른발로 밀어 넣어 팀의 네 번째 골을 책임졌다.

나머지 두 골에도 힘을 보탰다.

후반 4분 코너킥 상황에서 뮐러는 아르연 로번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마리오 고메스에게 연결했다. 고메스가 이를 왼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팀의 두 번째 골을 올렸다.

후반 28분에는 팀 동료 로번이 골 지역 오른쪽을 파고들자 로번 앞에 있던 호르디 알바를 몸싸움으로 밀어내 로번이 골을 쉽게 올릴 수 있게 도와줬다.

뮐러의 활약 속에 뮌헨은 2008-2009시즌 대회 8강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에 당한 0-4 패배를 그대로 되갚는 복수전에 성공,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한발 다가섰다.

아울러 트레블을 향해서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뮐러는 "난 내 역할을 했고 모든 게 잘 풀렸다"며 "큰 경기인데도 선수들이 침착함을 유지해 꿈처럼 4-0 승리를 거뒀다"고 흥분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아직 바르셀로나 원정 경기가 남아 있다"며 경계를 풀진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허벅지를 다친 메시는 명성에 걸맞은 화려한 플레이를 뽐내지 못했다.

뮌헨이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하는 탓에 바르셀로나는 볼을 최전방으로 운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메시로 향하는 패스는 차단되기 일쑤였다.

메시는 간신히 볼을 잡을 기회를 잡았지만 날카로운 패스를 만들어내거나 위협적인 슈팅을 때리는 데 실패했다.

메시는 이날 슈팅을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하며 무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5회 연속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노리던 메시의 계획에도 먹구름이 꼈다.

메시는 8골을 기록, 이 부문 3위를 달리고 있다. 11골로 1위를 달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3골 차에 불과하지만 바르셀로나가 4강 탈락이 유력한 상황이라 득점왕에 오르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처럼 보인다.

메시는 스페인 스포츠 전문지 아스, 문도데포르티보 등과의 인터뷰에서 "부상 후 15일 만에 경기하긴 했지만 결과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며 "며 "뮌헨은 우리 팀보다 훨씬 강했고 모든 면에서 월등했다"고 말했다.

경기를 소화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던 메시는 "0-4 패배를 뒤집는 일은 쉽지 않지만 홈에서 만회하도록 온 힘을 쏟겠다"며 "노력해도 안 된다면 내년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전에도 뮐러와 메시의 맞대결에서 비슷한 양상이 나온 적 있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대표로 나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8강전에서 독일 대표팀으로 출전한 뮐러와 만난 적 있다.

당시 신성으로 주목받던 뮐러는 독일에 선제골을 올려 독일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메시는 8강 탈락의 아픔을 삼켜야만 했다.

메시로선 이날 경기가 당시 악몽을 되살린 된 셈이다.

체면을 제대로 구긴 메시가 2차전에서 뮐러를 앞세운 뮌헨을 상대로 자존심 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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