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9개 구단 유일한 ‘삼색 포수 활용법’

입력 2013.06.10 (13:22)

수정 2013.06.1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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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3색 포수' 활용법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0일 현재 SK는 9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엔트리에 세 명의 포수를 올려 두고 시즌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이재원(25)이 1군에 등록했고, 이튿날 2군으로 내려간 정상호(31)를 대신해 베테랑 박경완(41)이 거의 1년 만에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개막전부터 줄곧 주전으로 활약한 조인성(38)도 변함없이 1군에서 활약 중이다.

서로 다른 스타일의 세 포수는 4∼6일 NC와의 마산 3연전부터 본격적으로 '분업'을 이루며 조금씩 팀에 짜임새를 더하고 있다.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지난해 돌아온 이재원은 입대 전부터 인정받던 타격 솜씨를 뽐내고 있다.

이재원은 전임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던 시절에도 포수라는 원래 포지션보다는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활용되며 승부처의 조커 역할을 많이 한 선수다.

그 탓에 아직 포수 수비에는 의문 부호가 따라붙지만, 날카로운 스윙 하나만큼은 올 시즌에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달 4∼5일 NC와의 경기에서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4번 타자로 낙점받은 이재원은 7일 문학 한화전에서 마수걸이 홈런포를 포함해 2안타 3타점을 올리고 9일에도 2타점 적시타를 때리는 등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재원이 제 몫을 해주면서 한동민의 부상 이탈 이후 고민이 깊어지던 SK 타선도 적잖게 숨통이 트였다.

SK는 7∼9일 한화와의 3연전에서 3주 만에 처음으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갔다. 마지막 날 아쉬운 패배로 시즌 첫 싹쓸이는 놓쳤지만 최근의 부진을 떠올린다면 희망을 가질 만한 신호다.

공격에서 이재원이 힘을 보탰다면 수비에서도 조인성과 박경완이 서로의 짐을 덜어주며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조인성은 2010년 LG에서 포수 사상 처음으로 시즌 100타점을 돌파하는 등 타격에도 일가견이 있는 포수다.

그러나 세월을 거스르지 못해 올 시즌에는 타율 0.222에 머물고 있다.

투수를 편하게 만드는 안정적인 포구와 블로킹 등 이만수 SK 감독이 중시하는 수비 기본기만큼은 여전히 수준급이지만, 최근에는 수비에서도 다소 체력이 저하된 모습을 자주 보이곤 했다.

깊은 경험에서 나오는 투수 리드가 일품이라는 평가를 듣는 박경완이 조인성의 이런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명확히 정해둔 원칙은 아니지만, 박경완은 주로 국내 투수들이 등판하는 날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지키며 팀을 이끈다.

SK에서 상징성이나 무게감이 남다른 선수인 만큼 구심점으로서 팀 전체에 안정감과 투지를 더하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 안팎의 시선이다.

4경기에서 1안타에 그쳐 타격은 많이 아쉬운 수준이지만, 뒤에 조인성이 있기에 승부처에서는 다른 카드를 꺼낼 수 있다.

실제로 조인성은 8일 연장 12회 박경완의 대타로 나서 승리의 발판을 놓는 우중간 2루타를 때리는 등 수비 부담을 덜고 타격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다.

SK는 2군에도 정상호라는 정상급 포수 자원을 두고 있다.

이렇게 두터운 포수진이 '상생'을 꾀하는 절묘한 분업으로 하위권에 처진 팀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시선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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