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상, 프로 첫 완투승·11K ‘가을 희망투’

입력 2013.09.13 (21:47)

수정 2013.09.13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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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오른손 투수 윤희상(28)이 모처럼 '마구'를 거침없이 쏘며 데뷔 후 최고의 승리를 낚았다.

윤희상은 1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11개나 뽑아내며 4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 데뷔 첫 완투승을 거뒀다.

전날 7점차 대역전극을 펼치며 한껏 달아오른 두산 방망이는 윤희상의 역투 앞에 잠잠해졌다.

첫 타자인 이종욱부터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윤희상은 이후 5회 2사까지 14명의 타자에게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14개의 아웃카운트 가운데 7개가 삼진일 만큼 두산 타선은 윤희상의 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최고시속 146㎞의 직구와 포크볼, 슬라이더를 중심으로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공을 던져 상대를 현혹했다.

속도와 각도를 겸비한 윤희상의 공은 얄밉게 느껴질 정도로 구석에 꽂혔다.

특히 23개의 포크볼 중 제대로 꺾이지 않아 스트라이크존 높게 들어간 실투는 한 번뿐일 만큼 제대로 '긁혔다'.

6회 김재호에게 2루타를 맞고 보크와 땅볼로 1점을 내준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

윤희상은 8회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다가 살짝 발목을 삐끗했지만, 꿋꿋이 마운드를 지켜 데뷔 후 처음으로 9이닝을 온전히 지키고 완투승을 따냈다.

윤희상은 9회 마지막 타자인 홍성흔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우고는 두 주먹을 들어올리며 자신의 최고 역투를 자축했다.

윤희상이 9이닝 내내 마운드를 지킨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한 차례, 올해 두 차례 8이닝을 던진 것이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완투패를 당했지만 당시에는 8이닝을 던졌다.

탈삼진 역시 데뷔 이래 이날이 가장 많았다. 올해 4월 26일 문학 한화전에서 기록지에 9개의 'K'를 그린 것이 최고 기록이던 윤희상은 이날 처음으로 두자릿수의 삼진을 기록했다.

윤희상의 역투로 SK는 전날 대역전패의 충격을 씻고 가을 야구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4위 넥센과 승차는 4경기다.

특히 선발투수들의 나란히 제몫을 한다는 것이 즐겁다.

크리스 세든(1승)과 김광현(1승)을 필두로 백인식과 레이예스 등 선발 투수들은 9월 들어 한 번도 패전이 없다.

윤희상도 7일 NC전에서 승패 없이 7이닝 3실점으로 역투한 데 이어 이날 완투승까지 올리며 선발진의 쾌투 대열에 힘을 보탰다.

윤희상은 지난해 SK 선발진에서 유일하게 10승을 올린 주인공이다.

올 시즌에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대들보 노릇을 했지만, 유독 운이 따르지 않아 7월까지 3승 4패에 머물러 있었다.

넉 달 동안 선발 등판해서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것이 두 번뿐이었음에도 승운이 없었다.

하지만 8월 들어 3승 1패, 평균차잭점 2.22를 기록하며 살아나더니 9월에도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SK로서는 또 한 명의 에이스가 귀환한 셈이다.

어렵게 7승(5패)째를 거둔 윤희상은 앞으로 3∼4차례 더 등판 기회를 잡을 것으로 예상돼 2년 연속 10승에도 도전할 수 있다.

만약 SK가 기적적으로 포스트시즌 티켓을 거머쥔다면, 이는 윤희상의 10승과 함께 찾아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윤희상은 "개인 첫 완투승의 기쁨보다는 계투진을 쉬게 해준 것이 기쁘다"면서 "앞으로 팀에 더 도움이 되도록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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