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필리핀 원조 ‘쥐꼬리’ 논란에 뒤늦게 증액

입력 2013.11.14 (17:39)

수정 2013.11.14 (19:05)

中외교부 "총지원 규모 구체적으로 밝힌적 없다" 항변

필리핀 태풍 피해에 세계 각국에서 구호의 손길이 잇따르는 가운데 유독 '지원에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중국 정부가 뒤늦게 지원규모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주재 중국 대사관은 필리핀에 텐트와 담요 등 구호물자 형태로 160만 달러(약 17억700만원)를 추가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사관은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에서 "모든 구호물자가 준비됐다"며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필리핀 정부에 이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11일 중국 정부가 인도주의 차원에서 필리핀에 제공하겠다고 밝힌 10만 달러와 비교하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중국 정부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는 해외 언론들이 앞다퉈 중국의 인색한 지원을 비판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13일 자 기사에서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이 필리핀에 '쥐꼬리만 한' 원조를 했다"며 "중국의 필리핀 지원 규모는 모욕적일 정도로 작다"고 비꼬았다.

실제 비슷한 국력의 다른 나라들이 밝힌 지원 규모와 비교했을 때 중국이 처음 제시한 지원금은 턱없이 작다.

가령 중국이 초기에 제시한 10만 달러는 각각 2천만 달러와 1천600만 달러를 지원키로 한 미국과 영국의 1/10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피겨 선수 김연아 개인이 필리핀에 지원하기로 한 금액이 중국과 같은 10만 달러다.

중국이 이처럼 필리핀 지원에 인색한 것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중국이 필리핀을 냉대하는 이유가 영유권 분쟁으로 양국 갈등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비극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중국이 필리핀에 경고를 하고 있다"고 비
판했다.

중국정부는 이런 비판에 대해 "중국은 그동안 필리핀 피해상황의 변화에 따라 지원규모가 달라질 것"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며 뒤늦게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제가 이 장소(브리핑룸)에서 중국 정부는 필리핀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려고 하며 지원 규모는 재난 상황의 변화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고 말했다.

또 "제가 지원물품 등을 한 차례 지원하고 끝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기억할 것"이라며 "저는 (관련 질문에 대한) 첫 답변에서 재난상황과 재난지역 인민들의 필요에 따라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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