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만델라’ 가무·부부젤라로도 추모

입력 2013.12.06 (13:45)

수정 2013.12.06 (14:33)

6일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제중심도시 요하네스버그 북부에 위치한 하우튼 지역의 주택가.

남아공 민주화의 아버지 넬슨 만델라가 9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는 소식이 5일 자정 가까운 시각에 발표되자 그의 자택 앞 도로는 이내 짙은 어둠을 뚫고 달려온 애도 인파로 가득 찼다.

이날 오전 3시30분께 최소 100명 이상의 흑인과 백인들은 그가 조국을 위해 일생을 바쳐 헌신한 정신과 업적을 기리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일부에선 남아공 국기를 치켜 세워 들었고 흑인 청년과 백인 청년이 서로 얼싸안고 부둥켜안는 모습도 목격됐다. 첫 흑인 대통령이지만 만델라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나서 흑인과 백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화합정치를 편 그의 정신을 오늘의 젊은 흑인과 백인이 이어가는 장면이었다.

또 다른 사람은 불끈 쥔 주먹을 머리 위로 치켜드는가 하면 한쪽에선 청장년 남성과 여성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빙빙 돌며 영면에 든 만델라의 안식을 기원했다.

마크 은간두(40)라는 흑인 남성은 "만델라는 위대한 사람이었다. 그는 우리나라의 아버지다. 우리 모두 그를 믿는다. 그는 우리를 하나가 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하우튼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요하네스버그 외곽 켐프턴파크 지역에 산다는 그는 전날 밤 12시께 만델라가 서거했다는 소식을 듣고 만델라 자택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고 했다.

또 다른 흑인 남자 맥스웰 데이비드(31)는 "만델라는 우리에게 유산을 남겼다. 우리가 함께하면 더 나은 삶을 만들 수 있다는 정신을 가르쳤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만델라 자택 앞에 정복 경찰관과 차량을 배치하고 테이프로 통제선을 쳐 만델라 자택 앞에서 엄중한 경비를 폈지만, 주민들이 몸을 흔들고 소리를 지르는 광경을 제어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만델라가 타계했다는 소식과 현지가 만델라 자택 앞이라는 것을 미리 알지 않고서는 '초상이 난 집'이라는 것을 전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한 젊은 여인에게 '만델라가 타계했는데 슬프지 않은 것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슬프다. 하지만 우리는 만델라의 위대한 생애를 기리고 축하하는 것이다. 그의 헌신에 감사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장례식장에는 모두가 슬피 운다고 덧붙였다.

한편 만델라 자택 앞에는 국내외 취재진과 차량이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현지에 몰려든 남아공 주민들이 우리 시대의 거인 만델라가 타계한 집 앞의 역사적 장면을 취재하는 언론인들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모습도 보였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