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 폐렴이 사인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입력 2013.12.06 (14:54)

수정 2013.12.06 (16:12)

인권과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세계인의 존경과 사랑을 받아온 '거인'인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을 쓰러뜨린 것은 결국 폐렴(pneumonia)이었다.

고인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6월 모두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나 최근 다시 재발해 병원으로 옮겨진 뒤 끝내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폐렴은 세균·바이러스·곰팡이 등 미생물 때문에 폐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가래와 호흡곤란은 물론 구토·설사·두통·피로·근육통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한다. 알레르기도 폐렴의 한 원인이고, 가루약이나 음식 등이 기도로 잘못 들어가서 발생하는 '흡인성' 폐렴도 있다.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해 조기 발견이 어렵지만, 한 번 걸리면 상태가 매우 빠르게 악화돼 늑막염·뇌수막염·패혈증 등 무서운 합병증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폐렴은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들에게 치명적인 병이다.

젊은 성인은 보통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하더라도 약 7일 정도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돼 외래치료로 전환된다. 하지만 노인층의 경우 짧게는 15일, 길게는 30일 정도까지 병원에 머물러야한다. 장기 입원으로도 상태가 개선되지 않고 여러가지 합병증까지 겹치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세균성 폐렴에는 항생제를 쓰지만, 노인들은 다량의 약물 복용 경험 때문에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경우가 많아 더욱 치료가 어렵다. 면역력 저하,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도 노인의 폐렴 위험을 높이는 요소이다.

국내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9년 7월 폐렴으로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다가 8월18일 생을 마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지난 4월 폐렴 증상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뒤 현재까지 8개월째 요양 중이다.

폐렴을 예방하려면 충분한 수면과 고른 영양 섭취, 규칙적 운동 등을 통해 몸의 저항력을 키워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신적 안정을 찾고 과로·과음·흡연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연 서울특별시 북부병원 내과 부장은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65세이상 노인은 5년 마다 폐렴구균 예방 접종을 통해 미리 대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부장은 ▲ 환자 호흡이 1분당 30회 이상으로 숨을 헐떡거리거나 ▲ 체온이 38.3℃ 이상에서 의식이 혼미한 경우 ▲ 입술·손톱이 파래지는 청색증이 있거나 해열제를 먹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 ▲ 가래에서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에는 "반드시 빨리 병원을 찾아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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