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명예의 전당, 투표 방식 논란 ‘후폭풍’

입력 2014.01.10 (10:03)

수정 2014.01.10 (16:19)

2014년 미국프로야구(MLB) 명예의 전당 입회자를 선출하는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투표 결과가 공개된 9일(이하 한국시간) 이후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신성한 투표권을 팬들에게 양도한 기자가 BBWAA에서 투표권을 영구 박탈당한 사건이 발생하자 이참에 근대적인 투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지역지 마이애미 헤럴드의 칼럼니스트 댄 르 바터드는 스포츠 전문 웹사이트인 데드스핀닷컴의 야구팬들에게 자신의 투표권을 넘긴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팬들의 의사를 반영해 투표했다고 밝혔다.

다만 대가로 돈을 받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바터드는 현재 BBWAA의 투표 과정이 위선적이라며 새로운 시대에 맞게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알리고자 이런 일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BBWAA는 10일 바터드에게 1년간 회원 제명 조치와 함께 명예의 전당 투표권 영구 박탈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바터드는 올해 야구장 출입증을 받지 못해 기자실에 앉을 수 없다.

BBWAA는 "최고 권위인 명예의 전당 투표권을 일반에 양도하는 등 남용되는 모습을 용납할 수 없다"고 징계 사유를 밝혔다.

그레그 매덕스·톰 글래빈(이상 투수), 프랭크 토머스(타자) 등 3명을 명예의 전당 입회자로 뽑은 올해 BBWAA 투표는 결과 공개 전부터 적지 않은 화제를 불렀다.

'컨트롤의 마법사' 매덕스의 사상 첫 만장일치 입성 여부, 금지 약물 덕분에 경이적인 업적을 남긴 로저 클레멘스(투수), 배리 본즈(타자)의 입성 가능성 등으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매덕스는 역대 8번째로 높은 득표율(97.2%)에 그쳤고, 클레멘스와 본즈는 이번에도 기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러자 이러한 결과가 과연 야구팬들의 눈높이를 충족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일기 시작했다.

BBWAA는 메이저리그를 연속 10년 이상 취재한 기자들에게 명예의 전당 투표권을 준다. 개인당 최대 10명까지 후보를 찍을 수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 ESPN이 전한 BBWAA의 올해 투표 결과를 보면, 전체 571명의 유권자 중 투표지에 10명을 다 택한 기자는 불과 절반을 갓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선수에 대한 기자들의 호불호가 강해 성적이라는 합리적인 데이터를 무시하고 표를 던지는 투표 왜곡현상을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한 기자는 약물 시대에 뛴 선수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올해 36명의 후보 중 단 1명만 찍었다고 공개 선언하기도 했다.

약물 시대에서 엄청난 기록을 남긴 선수를 명예의 전당 후보로 계속 올려야 하느냐, 배제해야 하느냐에 대한 논쟁이 여전히 이어지는 상황에서 투표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이런 논란은 갈수록 가중되리라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SPN의 유명 캐스터인 키스 올버먼은 다양한 담론을 담아내려면 개인당 최대 10명으로 제한한 투표 방식을 개선하고 투표인단도 더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 야구통계학자 빌 제임스, 유명 아나운서인 빈 스컬리, 밥 코스타스, 야구사학자 등을 투표인단에 넣어 오류를 줄여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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