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 쓴 박혜진 “쏠 때 가장 떨린 자유투”

입력 2014.01.15 (21:42)

수정 2014.01.15 (21:43)

'자유투 45개.'

여자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의 홈 구장인 강원도 춘천 호반체육관 홈팬 관중석에 있던 숫자 패널이 경기 전 '42'에서 경기 후 '45'로 바뀌었다.

우리은행 가드 박혜진(24)은 15일 홈에서 펼쳐진 우리은행 2013-2014 우리은행과 구리KDB생명과의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자유투 연속 성공 신기록을 썼다.

그는 이날 자유투 3개를 얻어 모두 넣었다.

직전 경기까지 자유투 42개를 연속으로 성공, 자유투 연속 성공 타이기록을 보유했던 박혜진은 이날 이 부문 신기록을 45개로 늘리고 신기록 보유자가 됐다.

종전 최고 기록을 작성한 정선민 전 국가대표 코치는 이 부문 2위로 내려앉았다.

박혜진은 2쿼터 종료 4분 20초 전 역사를 썼다.

골밑 돌파 과정에서 이경은에게 반칙을 얻어낸 것이다.

홈 팬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자유투 라인 앞에 선 박혜진은 1구에 깨끗하게 성공했다. 이어 2구도 넣으면서 신기록을 작성했다.

박혜진은 "상대가 반칙하는 순간 티는 내지 않았지만 이제까지 쏜 자유투 중에 제일 떨렸다"며 당시 상황을 되돌아봤다.

그간 자유투 신기록을 달성해도 그만, 달성하지 않아도 그만이라고 했던 것과는 다소 다른 태도였다.

박혜진은 "앞으로도 자유투를 쏠 때 계속 기록 생각은 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직되거나 떨려서 손이 흔들릴 것 같지 않다"며 "아직도 자유투가 안 들어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박혜진은 3쿼터 자유투 1구를 더 얻어 기록을 1개 더 늘렸다.

그는 이날 상대 골밑을 파고드는 과감함과 고비에서 터뜨린 3점슛 등에 힘입어 17점을 넣으며 그의 신기록을 자축했다.

박혜진은 "최근 1∼2경기 정도 소극적으로 했다"고 반성하면서 "감독님이 저보고 생각이 너무 많다면서 주저하지 말고 블록슛 당하더라도 팀을 위해서 공격을 시도하라고 했다"며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박혜진의 기록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의 올 시즌 자유투 성공률 100%는 아직 깨지지 않았다.

몇 개를 더 넣고 싶으냐는 질문에 박혜진은 "그런 생각 하지 않고 싶다"며 "너무 힘들어서 쉬고 싶다는 생각 뿐"이라며 얼른 우승하고 시즌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올 시즌 부쩍 성장한 기량으로 팀의 당당한 주축이 되면서 부담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고 했다.

그러나 박혜진은 이 역시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담담히 털어놨다.

박혜진은 "아직도 작년 습관을 완전히 버리지 못해 감독님한테 많이 혼난다"며 "체력적으로 힘들 때 누가 나 대신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한다"면서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버겁긴 하지만 내가 이겨내야 할 문제"라며 "적극적으로 해선 안 될 게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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