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전반기 마감…타격·출루율 ‘급하락’

입력 2014.07.14 (08:44)

수정 2014.07.14 (08:44)

미국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의 톱타자 추신수(32)가 급격한 내리막을 탄 채 2014년 정규리그 전반기를 마감했다.

추신수는 1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벌어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 선수 명단에서 빠져 벤치를 지키다가 6-8로 뒤진 7회 대타로 출전해 삼진으로 물러났다.

9회에도 좌익수 뜬공에 그쳐 2타수 무안타로 경기를 끝낸 추신수는 전반기 9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2(322타수 78안타), 홈런 9개, 33타점, 출루율 0.362를 기록했다.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7-10으로 패한 텍사스는 8연패에 빠져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가장 낮은 승률(0.400·38승 57패)로 반환점을 돌았다.

전반기 추신수의 위상은 자유계약선수(FA) 최고 모범 선수에서 위기에 빠진 공격 첨병으로 급추락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왼쪽 팔뚝을 다친 바람에 제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시즌 개막을 맞은 추신수는 초반 베테랑의 노련미로 고비를 극복하며 새 팀 텍사스에 성공적으로 녹아들었다.

장기인 뛰어난 선구안을 발판 삼아 4월에만 타율 0.319, 출루율 0.446을 기록하고 공격 첨병으로 맹활약한 추신수는 5월 6일 타율 0.370, 출루율 0.500으로 아메리칸리그 두 부문 1위에 오르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4월 2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서 주루 중 왼쪽 발목을 다친 뒤 통증이 본격 도진 5월 중순부터 헤어나기 어려운 수렁에 빠졌다.

안타 수가 확 줄면서 5월 말 타율 0.289, 출루율 0.412로 성적이 하락했다.

안타 수(17개)보다 삼진 수(26개)가 더 많은 6월은 악몽과도 같았다.

월간 타율 0.179, 월간 출루율 0.278로 부진을 면치 못한 추신수는 시즌 최고점 대비 타율과 출루율이 각각 0.12, 0.13이나 깎이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7월 초반 약간 나아지는 듯한 기미를 보였지만 뚜렷한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결국 개인 통산 전반기 최악의 성적으로 상반기를 접었다.

2008년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돼 2009년부터 개막을 빅리그에서 맞은 추신수가 전반기에 올해보다 못한 성적을 올린 건 음주 운전과 투수의 공에 맞아 손가락뼈가 부러진 2011년뿐이다.

기대를 밑돈 원인은 들쭉날쭉한 타격 감각, 예상치 못한 부상, 부상에도 쉬지 못한 팀 사정 등으로 요약된다.

타격 감각이 좋은 상태고 열흘 이상 뛴 적이 없을 정도로 추신수는 좀처럼 제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한창 잘 맞을 때도 그는 "타격감각이 좋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타를 예년 평균보다 못 때린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추신수는 2011년을 제외하고 2009년 이래 전반기에 최소 86개(2010년)에서 최대 100개(2013년)의 안타를 쳤다. 그러나 올해에는 각종 악재 때문에 78개에 그쳤다.

몰아치기 능력도 곧잘 선보였지만 올해에는 이마저도 줄었다.

2011년을 빼고 전반기에 26번 이상 멀티 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를 작성한 그는 올해 18차례 달성하는 데 머물렀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시내티 레즈에서 뛰고 올해 2년 만에 아메리칸리그에 복귀한 탓에 투수들의 성향을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도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몇 차례 심판의 어이없는 삼진 판정에 특유의 스트라이크 존이 흔들리면서 추신수의 타격은 더 위축됐다.

시즌 내내 안고 뛰어야 하는 발목 부상은 추신수의 리듬을 망가뜨렸다.

지금도 발목에 붕대를 감은 추신수는 베이스를 돌 때마다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도루도 3번밖에 성공하지 못했고, 수비 범위도 줄어 몇 차례 기록되지 않은 실책을 남기는 등 추신수는 공격과 주루, 수비에서 큰 손해를 봤다.

주전들의 연쇄 부상으로 쉬지 못하고 출전을 강행한 것은 추신수와 팀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남겼다.

추신수는 발목 부상이 악화한 5월 중순 이후 부상자 명단에 올라 부상을 완전히 치료하고 싶다는 뜻을 구단에 전했으나 이미 많은 선수를 부상으로 잃은 구단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프린스 필더(목 수술), 미치 모어랜드(발목 수술) 등 3번을 치던 선수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낙마하자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은 경험 많은 추신수를 3번으로 앉히는 고육책을 썼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컨디션으로도 의무감으로 타선을 지킨 추신수에게 해결사 노릇까지 맡긴 것은 무리한 요구였다.

결국 추신수와 텍사스는 마운드 붕괴까지 겹친 6∼7월에만 10승 28패라는 참담한 결과에 한숨을 내쉬었다.

추신수는 14일부터 나흘간 발목 치료에 집중한 뒤 18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방문경기부터 후반기 명예회복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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