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포기하고 한때 공장에 취업까지 했던 '잊혀진 선수' 최유상(25· 청주FC)이 내년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 입성하는 서울 이랜드FC의 공개테스트를 통해 프로 무대에 복귀하는 행운을 얻었다.
이랜드FC는 8일 "구단이 최근 실시한 공개테스트인 '디 오퍼 2015'에 참가했던 선수 가운데 최유상과 정식 계약을 하기로 했다"며 "최유상은 테스트에 참가한 총 546명 가운데 마틴 레니 감독의 낙점을 받은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지난 3∼5일까지 치러진 이랜드FC의 공개테스트에서 참가한 최유상은 첫날 9대9 미니 게임에서 경기 시작 30분 만에 3골 1도움을 기록하고 11대11 경기에서도 적극적이고 빠른 움직임으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테스트를 지켜본 마틴 레니 감독은 테스트 마지막 날 최유상에게 정식 계약을 하자는 제의를 했다.
546대1의 경쟁률을 뚫은 최유상은 왼발잡이 공격수로 관동대 3학년 시절 대학축구 U리그에서 16경기 10득점을 올리면서 재력을 인정받았던 유망주였다.
2010년 10월 K리그 드래프트를 통해 대구FC에 입단한 최유상은 팀에서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왼쪽 풀백으로 포지션 전환을 권유받았지만, 적응에 실패하며 1년 만에 대구FC를 나와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용인시청에 입단했다.
최유상은 용인시청에서도 부상 때문에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다가 결국 축구를 포기하고 고향인 김해의 한 공장 취업해 일을 시작했다.
지난해 선배의 도움으로 아마추어팀인 K3 챌린지리그의 청주FC에 입단한 최유상은 올 시즌 25경기에서 26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현재 공익요원 신분인 최유상은 내년 4월 전역을 앞두고 이번 공개테스트에 나섰고, 레니 감독의 눈을 사로잡으면서 4년 만에 K리그 무대에 복귀하게 됐다.
레니 감독은 "몸의 파워를 올리고 전술적인 움직임을 더하면 슈퍼스타로 성장할 재목"이라며 "한 때 축구를 포기했다고 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이에 대해 최유상은 구단을 통해 "오퍼를 받고 잠을 못 잘 정도로 기뻤다"며 "감독과 성공적이지 못했던 내 인생을 이야기하면서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감독이 나의 가능성을 믿어준 만큼 가능성이 현실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랜드FC는 이번 공개테스트를 통해 점찍어둔 2∼3명의 선수를 오는 9일 열리는 K리그 드래프트에서 지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