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국정개입 문건'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14일 이재만(48)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불러 12시간 가까이 조사하고 귀가시켰다.
이 비서관은 오후 9시30분께 검찰청사를 나서면서 "세계일보가 보도한 문건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박지만 미행설' 보도를 놓고 정윤회(59)씨와 한 전화통화에 대해 "너무나 황당한 기사라고 본인(정윤회씨)이 생각했기 때문에 당사자로서 답답한 마음에 공직기강비서관실에 계속 연락을 취했다"고 전했다.
이 비서관은 "(정씨가) '그쪽에서 먼저 나에게 전화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 왜 내가 전화하는데도 자꾸 피하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저에게 얘기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문고리 권력'으로 지목되는 데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른 루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비서관은 "그전에도 연락한 적이 있느냐", "정윤회씨와 어떤 관계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택시를 타고 검찰청사를 빠져나갔다.
이 비서관은 '정윤회씨 동향보고' 문건 보도와 관련해 세계일보 기자들에 대한 고소인 자격으로 형사1부(정수봉 부장검사)에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문건에 등장하는 이른바 '십상시'의 통신기록을 분석한 결과, 모임의 실체가 없다고 잠정 결론짓고 이날 이 비서관을 상대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비선실세로 의심받는 정씨와 접촉 여부도 조사했다. 이 비서관은 정씨와 몇 차례 업무상 통화를 했을 뿐 최근에는 직접 만난 적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서관은 지난 4월 '박지만 미행설'을 억울해하는 정씨의 부탁을 받고 조응천(52)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정씨 전화를 받아달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이미 드러났다.
이 비서관은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 개입한 혐의로 정씨와 함께 고발된 상태다. 검찰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이 비서관 등 12명을 고발·수사의뢰한 사건을 청와대 문건 의혹 수사가 마무리된 이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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