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달 박 “김정은 생생한 묘사 위해 체중 9㎏ 늘려”

입력 2014.12.18 (11:12)

수정 2014.12.18 (11:13)

북한 최고 지도자 암살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역을 맡은 한인 배우 랜달 박(40)이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의 연예 섹션 1면을 장식했다.

이 신문은 16일자(현지시간) 연예 섹션 '캘린더' 1면과 6면에 랜달 박이 '인터뷰'에 출연한 계기와 북한 측 반응에 대한 그의 의견을 상세하게 전했다.

'인터뷰'는 김정은 위원장의 인터뷰 기회를 잡은 미국 토크쇼 사회자와 연출자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암살 지령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로 북한의 강한 반발을 초래했다.

랜달 박은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 역할을 위해 일부러 체중을 20파운드(9㎏) 늘렸다"면서 "연기를 하면서 그를 희화화하거나 인간적으로 그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 출연을 제의받고서 "이 역을 맡아도 될지 쉽게 판단이 서지 않아 부모님과 상의했다"면서 "부모님들이 영화 내용을 듣고서 흔쾌히 출연을 권유해 마음 편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랜달 박은 "처음 내게 전달된 시나리오 초안에서는 북한의 지도자가 구체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아닌 다소 모호하게 설정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생한 인물 묘사를 위해 고민하던 중 데니스 로드맨의 방북 당시 김정은과의 만남이 담긴 영상을 여러 번 보면서 참고했다"면서 "김정은이 로드맨의 눈을 직접 보지 못하거나 다소 초조해하는 모습 등을 연기에 써먹었다"고 했다.

랜달 박은 또 "독재자의 모습을 묘사하기 위해 2006년 영화 '라스트 킹'에서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 역할을 맡아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은 포레스트 휘태커의 연기를 참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과대망상적 폭군이면서도 아버지 문제에 민감하고 성격적으로 연약한 어른 아이로 묘사돼있다.

그는 북한 정부가 이 영화를 미국의 '극악한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단호하게 징벌하겠다고 위협한 데 대해서는 "주변에서 '괜찮으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북한의 위협은 '엄포용'이며 그들이 늘 해오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랜달 박은 "북한이 비록 광적이기는 하지만, 단순히 코미디 영화 하나 때문에 보복에 나서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는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캘리포니아 LA에서 나고 자라 28살에 연기에 입문했으며, '빕(Veep)'과 '네이버스' 등 TV 드라마 시리즈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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