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의 참패를 딛고 새 시즌 부활에 나선 한국 남자 쇼트트랙에서 눈에 띄는 특징으로 '베테랑'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대표팀의 '막내'로 활약하던 이정수(25)와 곽윤기(25·이상 고양시청)가 부상과 부진의 터널을 뚫고 돌아와 이제 '맏형'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곽윤기는 앞서 1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4-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3차 대회에서 남자 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1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4차 대회에서는 이정수가 남자 3,000m에서 아예 다른 선수들을 한 바퀴 따라잡는 역주를 펼치며 '형님들의 금빛 레이스'를 이어갔다.
곽윤기와 이정수는 모두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린 지난 시즌 부상의 여파로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으나 올해 대표팀에 복귀, 올림픽의 참패로 침체될 뻔한 대표팀에서 '정신적 지주' 노릇을 하고 있다.
특히 이정수는 국가대표 탈락 이후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고자 스피드스케이팅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쇼트트랙에 복귀하는 등 먼 길을 돌아왔다.
이날 경기를 마친 이정수는 "꿈을 이루려 스피드스케이팅에 도전했는데, 이후 다시 쇼트트랙에 적응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었다"면서 "다행히 훈련을 잘 소화해서 여기까지 왔다는 데 만족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아울러 그는 "예전에는 곽윤기와 내가 막내였는데, 이제는 맏형이 됐다"면서 "새로운 선발전 방식을 통해 대표팀에 좋은 선수들이 선발됐고, 고루 훈련량을 소화하며 서로 배우고 도움을 주고받는 것 같다"고 대표팀 분위기를 소개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곽윤기는 자신을 두고 "구식 선수"라고 소개했다.
곽윤기와 같은 생각인지 이정수에게 질문하자, 그는 "오래 되긴 했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나 이내 "하지만 지금은 빅토르 안(러시아), 샤를 아믈랭(캐나다) 등 나이 많은 선수들이 예전 같으면 은퇴했을 나이에 활약하고 있다"며 "나이에 신경 쓰지 않고 골고루 훈련을 소화한다면, 구식 선수가 아니라 시대에 맞는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라고 답변을 이어갔다.
이정수는 "앞으로도 이렇게 상위권에 머무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