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리치 딜레마’…신영철 한전 감독의 고민

입력 2014.12.29 (21:32)

수정 2014.12.29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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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외국인 선수 미타르 쥬리치(25·그리스)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오른 어깨 부상으로 공격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채 코트에 나서는 쥬리치는 29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LIG손해보험과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홈 경기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75%의 놀라운 공격성공률로 양팀 합해 최다인 27점을 올린 쥬리치의 활약으로 한국전력은 LIG손보를 세트 스코어 3-0(25-19, 25-18, 25-23)으로 눌렀다.

이날 쥬리치는 고비 때마다 날아올라 힘을 뺀 정확한 공격으로 귀중한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쥬리치를 바라보는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의 시선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경기 뒤 만난 신 감독은 "경기가 5세트까지 진행됐다면 (쥬리치가 공격에 부담을 느끼는)우리가 어려운 경기를 했을 것"이라며 "경기 중에도 쥬리치가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쥬리치가 공을 강하게 때리지 못하는 상황을 상대가 더 정확하게 파악했다면 3-0 완승을 거두지 못했을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신 감독은 팀 분위기를 생각해서도 쥬리치의 회복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신 감독은 "쥬리치에게만 훈련을 쉬게 하는 '특혜'를 주면 팀 분위기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이해해주는 국내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사실 한국전력은 쥬리치의 대체 선수를 구하고자 해외 시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그러나 유럽 등 해외리그도 시즌이 한창이라 쥬리치보다 나은 선수를 영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 감독과 구단은 쥬리치가 팀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 '쥬리치가 부상에서 회복해 전력으로 뛰는 것'을 최선으로 판단하고 있다.

쥬리치는 "어깨 부상에 대해서 말하는 건 팀과 나 모두를 위해 좋지 않다"고 말을 아끼며 "유럽에 있는 내 주치의, 한국에 있는 의사 등에 어깨 상태 검진 자료를 보낸 상태다. 치료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한국전력에 입단하면서 구단으로부터 '우리 팀에 리더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고, 경기장 안팎에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어깨 때문에 모든 것을 보여주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개인 성적보다 팀이 승리하는 걸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며 한국전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국전력은 이날 승리로 4위로 올라섰다. 목표는 더 높은 곳을 향해 있고, 이를 달성하려면 '건강한' 쥬리치의 활약이 절실하다.

쥬리치를 바라보는 신 감독의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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