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현대 ‘임대 트레이드’ 놓고 논란 가열

프로배구 3라운드 종료 직전인 29일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이 단행한 트레이드를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날 양 팀은 한국전력이 레프트 공격수 서재덕을 이번 시즌 동안만 현대캐피탈에 내주고 세터 권영민과 레프트 박주형을 받는 1대2 임대 트레이드를 했다.

그러나, 단순히 선수를 교환한 트레이드가 아니라 올 시즌에만 선수를 맞바꾸는 임대 형식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의 선수등록규정 제7조 ③항은 "정규리그 네 번째 라운드 시작 일로부터 챔피언결정전 종료일까지" 국내선수의 이적은 등록하지 못한다고 못박고 있다.

이에 따르면 3라운드 마지막 날인 29일 단행된 트레이드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같은 규정의 제12조 ②항은 "국내 구단 간 선수임대차 및 원소속 구단으로의 복귀는 정규리그(포스트시즌 포함) 기간에는 할 수 없다"고 정해 두고 있다.

이에 의하면 서로 선수를 빌려준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트레이드는 규정 위반이 된다.

두 팀은 서로 약점을 보완한 이번 조치에 대해 '임대 트레이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상충되는 두 규정 가운데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줘야 할지, 해석이 필요한 '허점'이 발생한 셈이다.

물론, 이를 지켜보는 경쟁 구단들은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3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맞붙은 OK저축은행과 삼성화재의 사령탑들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은 "시즌의 반환점을 돌아서 '이것 하자'며 임대를 한다면 규정이 왜 필요하며, 드래프트와 FA제도는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해석"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도 "규정은 지켜야 하는 것"이라며 "시즌 중의 임대는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 감독은 "KOVO가 책임지고 처리해야 할 일"이라며 "규정에 분명히 안 된다고 적혀 있는데, 이를 확인하지 않고 트레이드를 인정했다면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KOVO는 "KOVO 규약 제5절 94조의 '이적 선수 요건'에 의하면 '구단 간 계약에 의해 선수의 양도·양수 계약이 성립된 경우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규정보다 상위 개념인 규약에 의해 '이적'을 광의로 해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KOVO는 "혼란이 생긴 만큼 이적에 임대가 포함될 수 있는지를 두고 유권해석을 의뢰하는 등 심도있게 검토 중이며, 31일 오전에 결론이 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결론에 따라서는 트레이드 자체가 무효가 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