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요르단 공습에 인질 사망’ 주장 의문 투성이

입력 2015.02.07 (09:12)

수정 2015.02.07 (13:14)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6일(현지시간) 요르단의 공습으로 미국 인질이 사망했다는 주장에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IS는 이날 시리아 락까 외곽에서 미국인 여성 케일라 진 뮬러가 이날 금요예배 중 1시간에 걸친 공습으로 건물이 폭파되면서 잔해에 깔려 숨졌다고 주장했다.

IS는 이번 성명에서는 종전과 달리 인질이 살해된 모습을 사진이나 영상 등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극단주의·테러 감시단체 시테 등에 따르면 IS는 뮬러를 가뒀다고 주장한 건물 사진들만 증거로 제시했다.

이 사진들은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것으로 이 건물이 공습으로 단계적으로 부서지는 장면이 담겼다.

IS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공습이 진행되는 1시간여 동안 이 건물 주변에서 공습을 피해가며 사진을 촬영했다는 것으로 신빙성이 의심된다.

IS가 "알라는 그들(국제동맹군)의 교활한 목표를 좌절시켰다. 전사들은 한 명도 다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 역시 사실이라고 믿기 어렵다.

IS는 공습의 표적이 될 만한 주요 시설에 인질을 가둬 '인간방패'로 삼고 있기 때문에 인질만 사망하고 조직원들은 알라의 보호를 받았다는 주장은 선전용으로 해석된다.

실제 터키 언론들은 지난해 6월 이라크 모술에서 IS에 납치된 터키 총영사 등 인질 49명은 억류된 시설들 가운데 한 곳에서 미국이 주도한 국제동맹군의 공습을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인질들은 무사했지만, IS 조직원들이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당국자들은 현재로서는 이 정보를 확증할 방법이 없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IS가 공습 주체를 요르단으로 특정한 것과 주장한 시점도 의문을 사고 있다.

IS가 지난 3일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를 불 질러 살해한 영상을 공개하자 요르단은 전날부터 시리아 내 IS 공습을 강화했다.

따라서 IS가 미국인 여성 인질을 살해하고 책임을 요르단과 국제동맹군에 돌리려고 거짓말로 선동한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나세르 주데흐 요르단 외무장관은 즉각 트위터에 "인질을 인간방패로 세우고 공습으로 죽었다는 주장은 테러리스트들이 수십 년간 써온 낡고 역겨운 수법"이라고 비난했다.

무함마드 알모마니 요르단 정부 대변인도 "하늘에 뜬 전투기가 어떻게 요르단군 소속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겠는가 하는 점에서 우리는 이 주장에 매우 회의적이며 비논리적이라고 일단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국제동맹군이 락까에 대규모 공습을 했다는 현지 활동가들의 보고가 있었기 때문에 공습으로 사망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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