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친화력 최고…해적들 한국어 ‘술술’

입력 2015.02.25 (08:15)

수정 2015.02.2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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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환경에 적응하는 데 문제가 없다던 강정호(28)의 큰 소리는 절대 빈말이 아니었다.

24일(현지시간)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스프링캠프가 열린 미국 플로리다 주 브래든턴의 파이리트 시티에서는 제법 정확한 발음의 한국말이 곳곳에서 들렸다.

실내 타격 연습장에서 강정호를 만난 왼손 타자 외야수 그레고리 폴랑코는 "좋아 좋아"를 연방 외쳤고 한국 사람만큼이나 구수하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강정호가 '안녕하세요'라는 뜻의 스페인어 인사말 '꼬모 에스타스'를 건네자 또 다른 선수는 유창한 한국말로 "잘 지내?"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2010년 잠시 몸을 담긴 했으나 한국 선수는 물론 한국팬과 큰 인연이 없던 파이리츠에 '한류'를 퍼뜨린 주인공은 강정호다.

이달 중순 먼저 피츠버그의 스프링캠프에 조기 입소한 이래 한 달도 채 못 되는 사이 선수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칠 정도로 친화력을 뽐낸 것이다.

강정호는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에서 온 선수들이 많아 영어는커녕 스페인어 실력만 늘고 있다"고 웃으면서 이들과 친분 쌓기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강정호의 에이전시인 옥타곤 소속으로 현재 통역 임무도 겸한 한재웅 씨는 "누구랄 것 없이 모든 선수, 관계자들이 먼저 강정호에게 다가와 친근감을 표시한다"면서 "다른 건 몰라도 강정호의 적응력 하나만큼은 알아줘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선수단 전체 훈련이 열린 첫날, 강정호는 코치가 전달 사항을 알려줄 때에만 통역에 의지했을 뿐 원래부터 파이리츠 선수인 듯한 착각을 줄 정도로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훈련 중 영어와 스페인어를 섞어가며 동료와 글러브를 맞대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눠 팀 내 적응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강정호의 현지 생활 문제도 차근차근 풀려가고 있다.

이날 사회보장번호(SSN)를 받았고, 은행 계좌도 새로 여는 등 시즌 시작 전까지 미국 거주에 필요한 제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예정이다.

또 피츠버그 PNC 파크 주변 선수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에 새 둥지도 마련했다.

동갑내기로 한국프로야구 첫 메이저리그 직행 선수인 류현진(28·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미국 최대를 자부하는 로스앤젤레스 한인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빅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면, 강정호는 한국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에서 뛸 때 터득한 친화력과 간단한 영어·스페인어 실력으로 이른 시간 내에 '해적 군단'의 일원이 됐다.

한국과 미국 언론의 집중 조명 속에 스프링캠프의 화제 인물로 자리매김한 강정호가 시범경기부터 폭발적인 타격과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준다면 '한국프로야구 출신 메이저리그 직행 2호'의 성공 신화도 기대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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