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가슴에 품은 정대세 ‘도움 기록 활약’

입력 2015.02.25 (22:25)

수정 2015.02.26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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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축구 대표팀의 스트라이커로 '인민루니'라는 별명을 가진 정대세(31·수원)가 인공기 대신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수원 삼성의 올 시즌 첫 공식경기에서 귀중한 동점골 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정대세는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우라와 레즈(일본)를 상대로 0-1로 끌려가던 후반 11분 오범석이 터트린 동점골의 도우미 역할을 했다.

이날 수원의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서 전반 동안 4차례 슈팅을 시도하며 골을 노렸지만 무위에 그친 정대세는 위기에 순간에 골 욕심을 잠시 참고 동료에게 볼을 양보하는 이타적인 플레이로 팀의 패배를 막는 데 힘을 보탰다.

수원은 이번 경기에 앞서 선수들 유니폼의 왼쪽 가슴에 태극기를 새겨 놓았다.

비록 이번 대회가 아시아 클럽 대항전이지만 한국 K리그를 대표해서 나서는 만큼 국가적 자긍심을 가지고 매 경기를 치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클럽 대항전인 만큼 국기를 유니폼에 새기는 게 맞지 않다는 의견도 많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24일 치러진 전북 현대-가시와 레이솔 경기에서도 가시와는 유니폼 팔에 일장기를 부착하고 경기를 치렀다.

이런 가운데 수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역시 선수는 정대세였다.

무엇보다 정대세는 북한 축구 대표팀의 선수여서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인공기를 달았지만 공교롭게도 이번에는 태극기를 달고 나서게 됐다.

대표팀의 유니폼과는 전혀 다른 의미지만 북한 축구 대표팀의 선수가 태극기를 달았다는 것 자체가 팬들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었다.

아직 완벽하게 몸이 만들어지지 않은 정대세는 애초 선발 출전이 불투명했지만 최근 영입한 공격수 카이오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원톱 스트라이커를 맡았다.

정대세는 전반전 동안 수원의 공격을 이끌었지만 슈팅의 정확성과 세기에 아쉬움을 남기면서 끝내 골 사냥에는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후반전에 나선 정대세는 후반 11분 오범석의 골에 도움을 주면서 공격포인트를 따내 스트라이커의 자존심을 살렸다.

정대세-오범석이 합작한 동점골을 앞세운 수원은 교체투입된 레오가 헤딩으로 역전 결승골을 꽂으면서 힘겨운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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