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클럽의 고민 “스타 떠나고 돈은 없고”

입력 2015.02.26 (09:58)

수정 2015.02.2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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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좋은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한국과 일본 프로리그의 하향평준화가 이뤄진 것 같다."

25일까지 치러진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결과 일본 프로축구 J리그 4개 클럽(가시와 레이솔·감바 오사카·우라와 레즈·가시마 앤틀러스) 가운데 승리를 따낸 팀은 전무했다.

그나마 가시와가 K리그 챔피언 전북 현대와 득점 없이 비겼지만 나머지 3팀은 모두 패배를 맛봤다.

K리그 클럽들의 성적표도 일본과 비교하면 크게 나을 바 없다.

지난해 K리그 준우승팀인 수원 삼성만 우라와에 역전승을 거뒀을 뿐 전북은 비기더니 성남FC와 FC서울은 나란히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이런 가운데 중국 슈퍼리그를 대표해서 출전한 산둥 루넝, 광저우 부리, 광저우 헝다, 베이징 궈안은 모두 승리했다.

동아시아 맹주를 자처해온 한국과 일본 프로축구의 첫 출발이 삐끗했지만 한 수 아래로 치부해온 중국 프로축구는 웃음꽃을 피웠다.

이런 결과를 바라본 미하일 페트로비치 우라와 레즈 감독은 명쾌한 해석을 내놨다.

25일 수원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역전패를 당한 뒤 기자회견에 나선 페트로비치 감독은 "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나서는 팀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 평준화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페트로비치 감독이 말하는 평준화는 한국과 일본 프로축구의 '하향 평준화'였다.

그는 "J리그에서 10시즌째 감독을 하고 있고 그동안 일본 축구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며 "J리그는 물론 K리그도 출범 초기에는 막대한 돈을 들여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트로비치 감독은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에만 일본 선수가 15∼16명이 있다. 한국의 사정도 비슷하다"며 "좋은 선수들이 해외 무대에서 뛰면서 나머지 선수들이 자국 리그에서 뛰고 있다. 그러는 사이 중국 프로축구는 엄청난 자본을 앞세워 특급 선수들을 영입하다보니 한·일 프로축구의 하향 평준화가 이뤄졌다"고 아쉬웠했다.

그의 말대로 중국 프로축구는 정부의 정책과 '부자 구단주'의 투자가 하모니를 이루면서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선전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미 광저우 헝다는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중국 대표팀 선수들을 바탕으로 엄청난 몸값의 외국인 선수와 지도자를 영입해 2013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광저우 헝다는 25일 치러진 FC 서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지난달 1천500만 유로(약 187억원)를 주고 영입한 브라질 축구대표팀 공격수 히카루드 굴라트의 결승골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뒀다. 돈의 힘을 톡톡히 본 셈이다.

태극전사 출신 박종우와 장현수가 뛰고 있는 같은 연고팀인 광저우 부리도 일본의 전통강호 감바 오사카와의 1차전에서 2-0 대승을 거두는 기쁨을 맛봤다.

국내 프로축구 관계자는 "좋은 선수들은 일찌감치 K리그를 떠나 해외리그에서 뛰고 있고, K리그 구단들은 재정난으로 과감한 투자를 꺼리는 상태"라며 "한국과 일본의 프로축구는 이미 중국에 추월당하는 상태"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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