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 대피소 ‘턱 없이 좁아’…관리도 엉망

입력 2015.08.21 (21:26)

수정 2015.08.21 (22:51)

<앵커 멘트>

방금 보셨습니다만, 전방지역에는 유사시를 대비한 주민 대피소가 230여 개가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지역의 대피소는 시설도 관리도 엉망이어서, 유사시, 국민의 생명을 지켜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임재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주민들께서는 대피소로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민들이 허겁지겁 대피소로 몰려들었습니다.

<인터뷰> 유정옥(대피 주민) : "고추 따고 하다가 사이렌 울리고 빨리 대피하라고…"

그런데 다닥다닥 모여 앉은 곳은 초등학교 교실, 방폭문까지 설치된 대피소는 텅 비어있습니다.

<인터뷰> 대피 주민(음성변조) : "앉아 있을 공간이 너무 좁아. 거기는 한 개 리밖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에요."

대피 명령을 듣고 모인 주민은 마을 두 곳에서 139명.

하지만, 이 대피시설의 경우 총 수용 인원이 126명에 불과합니다.

1인당 설계 면적도 0.82㎡에 불과해, 정원만 들어차도 앉아있기조차 어렵습니다.

이렇다 보니, 대피 공간을 놓고 주민들 간에 고성까지 오갑니다.

<인터뷰> 대피 주민(음성변조) : "(같이 들어가야지… ) 내가 한 게 아니라 면에서 (들어가라고) 얘기했으니까 그랬지!"

대피소 내 비상탈출구는 주민의 대부분인 노인들은 이용할 수도 없게 설치됐습니다.

문은 아예 열리지도 않습니다.

라디오 같은 필수장비는 없고, 그나마 있는 방독면과 구급약품은 곰팡이로 뒤덮여있습니다.

<녹취> 면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8월에) 훈련이 있어서 그 전에 점검을 했었어요. (곰팡이 보시긴 했죠? 점검을 하신거에요?) 네."

정부가 접경지역에 설치한 대피소는 230여 개.

5년 전 연평도 포격 이후 대피소를 두 배로 늘리는데 4백억 원 넘는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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