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자식과 다시 헤어져야 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혼미했던 정신도 돌아오게 해, 마지막 순간에 헤어지는 아들에게 평생 끼던 금가락지를 건넸습니다.
짧은 만남과 헤어짐의 충격으로, 구급차 귀환도 적지 않았습니다.
송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별의 시간이 됐음을 직감했을까?
마지막 순간, 치매를 앓던 어머니가 다시 장남을 알아보고 금반지를 빼 건넵니다.
<녹취> 김월순(93살/南/북 아들 상봉) : "내가 주는 건데.엄마가 한이래 이게. 한을 풀기 위해서 갖다 버리더래도"
60여년 만에 어머니가 불러주는 이름에 아들도 눈물을 참지 못합니다.
<녹취> 주재은(72살/北/어머니 상봉) : "건강하라...."
피난길에 헤어졌던 아들을 다시 두고 떠나야하는 93살 이금석 할머니, 그 슬픔에 눈물조차 말라버렸습니다.
아들은 말없이 흐느끼는 어머니의 손을 그저 매만집니다.
<녹취> "울지 말아요. 울지 말아요"
작별 상봉 내내 두 손을 꼭 붙잡았던 팔순의 노부부는 끝내 구급차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주고받았습니다.
<녹취> 전규명(86살/南/아내·아들 상봉) : "건강하소. 내가 오래 살거야"
2박 3일의 짧은 만남, 생이별의 아픔속에 고령의 이산가족 다섯 분은 결국 구급차를 타고 귀환했습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