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60여 년 만에 혈육과 실로 기적처럼 만났다가, 다시 생이별하고 돌아온 이산가족들이, 불안과 우울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적십자사가 다음주부터, 상봉 후유증에 대한 심리 치료를 시작합니다.
유광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누나 상봉의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했던 3형제.
이제 그리운 누님은 사진 속에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누나의 소식을 들을 수도, 소식을 전할 방법도 없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은 눈물이 돼 흐릅니다.
<인터뷰> 박용득(北 누나 상봉) : "아쉬움에 흘리는 눈물이 아니고 즐거운 눈물을 흘리게 우리 살자, 누나야!"
65년의 기다림 끝에 선물처럼 주어진 남편과의 해후..
다시 기약 없는 이별을 하자마자 할머니는 기력이 쇠약해져 병원에서 영양제 주사를 맞았습니다.
생전 처음 아버지를 불러봤던 아들도 하룻밤만이라도 같이 보냈으면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녹취> 오장균(北 아버지 상봉) : "생각하면 바로 눈물이 나와 가지고 공허한 그 마음을 어떻게 채울 수가 없어요."
실제로 대한적십자사가 지난해 상봉자를 조사한 결과, 상봉자의 27%가 상봉 후 생활에 불편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북한의 가족 걱정으로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거나 그리움에 따른 불면증을 호소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적십자사는 이번 상봉자 643명 전체를 대상으로,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후유증 심리 치료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