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중국 압박 통한 북한 돈줄 차단

입력 2016.02.11 (21:19)

수정 2016.02.11 (22:41)

<앵커 멘트>

미국 상원 본회의를 통과한 '대북제재법안'의 핵심은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입니다.

1단계 제재인 프라이머리 보이콧이 불법행위를 한 기업이나 개인을 직접 제재하는 것이라면, 2단계 제재인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자'에 대해 제재하는 것입니다.

거래가 불법적이든 정상적이든 상관 없이 모두 제재 대상입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을 적용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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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제재 때 강력 효과 발휘▼

<리포트>

지난 2012년 미국은 이란에 대해 사실상의 국제적 금수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이란산 원유와 비석유 제품을 거래하는 국가나 기업, 개인의 금융거래를 모두 차단한 겁니다.

유럽연합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이란 중앙은행 등의 자산을 동결하며, 가세했습니다.

<녹취> 눌런드(미 국무부 대변인/2012년) :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시작됐습니다. 이란은 점점 고립되고 있습니다."

석유 수출이 정부 수입의 70%를 차지했던 이란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GDP 성장률이 급락했고, 물가 상승률은 4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급기야 정권 교체까지 이뤄졌습니다.

서방과의 관계 개선으로 민생을 살리겠다는 공약을 내건 중도 노선의 하산 로우하니가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겁니다.

<녹취> 인남식(국립외교원 교수) : "기본적인 삶의 질이나 실생활이나 이런 데 있어서 급격히 질 저하가 일어나게 되니까 선거를 통해서 새로운 돌파구를 국민들이 마련하게 됐던거죠."

결국 이란은 지난해 7월, 경제 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핵 무기 개발 포기를 선언하고 국제 사회와 합의안을 발표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중국 압박 통한 북한 돈줄 차단▼

<기자 멘트>

북한 함경북도에 있는 철광산입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철광석과 무연탄이 북한의 대표 수출품인데요.

이 두 품목으로만 2014년 한해 동안 13억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북한의 돈줄 차단을 위해 미국이 겨냥한 게 바로 이 광물 거래입니다.

대북 제재 법안의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는 북한과 광물을 거래하는 제 3국 기업이나 금융기관, 개인 등의 자산을 의무적으로 동결해야 합니다.

북한과 정상적인 거래를 한 기업이라도 미국 관할권 내에서는 부동산이나 금융 거래를 할 수 없게 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떤 나라들이 북한과 광물 거래를 하고 있을까요?

북한은 수출 광물의 90% 이상을 중국에 넘기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세컨더리 보이콧의 핵심 제재 대상은 중국기업들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계속해서 이호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중 교역량은?…“중국이 관건”▼

<리포트>

2014년 북한의 대 중국 수출입 규모는 68억 달러로 북한 전체 교역의 90%를 차지합니다.

기초적인 생필품부터 석유와 자동차 등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경제 전체가 중국과의 교역에 의존하고 있는 겁니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성공하기 위해선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인 이유입니다.

특히 북한이 2006년 첫 핵실험을 시작으로 강한 유엔 제재를 받게 된 뒤 북한의 해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커졌습니다.

중국만 제대로 제재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릅니다.

한미일 3국 주도로 강력한 안보리 제재가 추진되고 있고, 유례 없이 강한 3국의 독자적인 제재도 발표됐습니다.

만일 중국 혼자 북한을 두둔하며 제재에 반대하거나 이행하지 않을 경우엔 한미일은 물론 국제사회의 비난과 고립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녹취> 남주홍(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 "시진핑 리더십이 국제사회의 G2 국가로서 역할과 의무를 다하려면 반드시 북한에 대한 제재 형태를 이번에 보여줘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 단합된 대응을 언급한 가운데,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호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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