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초 서지현 검사의 용기있는 폭로로 시작된 우리사회 미투 운동이 이제 6개월이 지났습니다.
사회 곳곳에서 수 십건의 미투가 쏟아지고 반 년이 지난 지금 가해자와 피해자는 어떤 모습들을 하고 있을까요?
황경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서지현/검사/지난 2월 : "이 사건을 계기로 과거의 피해자들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앞으로 나오고, 미래의 가해자들이 없어지길 바랍니다."]
작지만 큰 시작이었습니다.
[강민주/직장 내 성희롱 '미투' : "누군가는 이 바람을 이어가야 된다면... (미투) 해야겠다..."]
직장 내 성희롱 고발 뒤 해고를 당한 강민주 씨는 '미투' 이후 복직할 수 있었습니다.
[강민주/직장 내 성희롱 '미투' : "(동료들의) 성명서를 보고 처음으로 회사에서 위로가 많이 됐었어요. 저 혼자 목소리 내서는 절대 안되니까. 아... 왜 눈물이 나오려고 하지."]
하지만 강 씨는 운이 좋은 편입니다.
취재진이 이야기를 나눈 '미투' 고발자는 10명, 대부분은 힘겨운 법정 싸움 중이었습니다.
[이재령/이윤택 '미투' : "재판 왜 해가지고 이 고생을 하나... (법정에서) 차단막을 하는데 1미터 정도밖에 차이가 안나요. 의자 바로 뒤에 병풍, 바로 뒤에 이윤택 씨가 있어요."]
'미투'를 계기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지만 또 다른 싸움을 해야 하기도 합니다.
[최영미/시인 고은 '미투' : "명예 훼손했다 이거죠. 좀 뻔뻔하단 생각이 들어요. 원로 시인인데 반성해야 하잖아요. 저의 명예를 위해서, 이 땅에 사는 여성들의 미래를 위해서, 이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 문화를 이번 기회에 청산하고 싶어요. 제가 제대로 싸워서."]
모델 김 모 씨는 미투 피해자에서 '명예훼손 가해자'가 돼버렸습니다.
[김OO/사진작가 '미투'/음성변조 : "(미투 할 때) 최소한 그사람이 앞으로 더 이상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그 사람의 명예는 자기가 훼손했다고 생각해요. 그런 짓을 안했으면 자기 명예가 훼손 당할 일이 없잖아요."]
여전히 권력자인 가해자 앞에 공허한 외침이 돼버린 '미투'도 있습니다.
대학가에선 이제 교수 징계를 두고 후폭풍이 거셉니다.
[이화여대 학생A/교수 '미투'/음성변조 : "징계가 안돼서 학교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면 학생들한테 어떤 일이 있을지... 많이 무섭거든요."]
[이화여대 학생 B/교수 '미투'/음성변조 : "변한 건 없는 것 같아요. (돌아오면) 얼마나 또 '미투 누구냐' 그걸 알아내기 위해 찾을까요."]
KBS 뉴스 황경주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