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R “황 교수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 변함 없어”

입력 2005.12.09 (11:52)

수정 2005.12.09 (13:32)

미국의 국립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이 오늘 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각종 공방에도 불구하고 황우석 교수에 대한 한국민의 애정은 변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 美 국립 공영 라디오 방송 보도 듣기

NPR은 황우석 교수가 지난 해 세계 최초로 체세포 배양을 통한 줄기세포 추출에 성공한 이후 대한항공 1등석 무료 탑승권을 제공받고, 줄기세포 연구 기념우표까지 발행되는 등 세계 정치 지도자와 록스타나 받을만한 언론의 폭발적인 조명을 받았다고 소개했습니다.

황교수는 그러나 지난 달 중순 미국 섀튼 교수가 난자 확보 과정의 윤리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문제에 봉착했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한 달 동안 체중이 10킬로그램이나 줄어든 끝에 결국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습니다.

NPR 방송은 그러나 연구과정의 윤리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민의 황 교수에 대한 사랑은 더욱 커져 여성 천 명이 난자제공을 약속했으며 황교수는 퇴원해 연구실로 돌아오면 더 많은 난자로 연구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NPR 방송은 한국 역사상 과학자가 이처럼 국민적 인기를 누린 전례가 없다며 평범한 가정 출신의 토종 학자로서 세계적인 업적을 달성해 한국의 나아갈 바를 제시했고, 자신의 연구 과정이나 그 중요성을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한 것이 황교수의 인기의 비결이라고 분석했습니다.

NPR 방송은 지난 1970년 워싱턴에 설립된 이후 미국 전역에 흩어져있는 7백80개 지역 방송국을 통해 매주 2천6백만 명의 청취자에게 방송되는 비영리 국립 공영 방송입니다.

NPR 방송 번역문

진행자의 뉴스 아이템 소개:

세계 줄기세포 학계의 지도적 과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 이번 주 자신 연구의 윤리와 정확성에 관한 의문이 제기 된 이후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한국의 황우석 교수는 한달 사이 몸무게가 10 킬로그램이나 줄어들고 탈진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한국 언론은 황 교수의 성공을 세계적 지도자나 록스타급으로 집중적으로 조명했습니다. NPR의 조 팔카 기자가 그 인기의 비결을 알아봤습니다.

라디오 리포트:

지난해 황우석 박사는 복제된 인간배아로부터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함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는 올해에는 추가적인 11개의 줄기세포주 추출에 성공하면서 획기적인 연구성과를 이어갔습니다. 이후 서울을 찾아가서 황교수의 연구실을 견학하고 공동연구를 논의하는 미국 과학자들의 발길이 꾸준하게 이어졌습니다.

미국 생명윤리학자인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의 현인수 박사는 지난 여름을 서울에서 황교수 팀과 연구를 하며 보냈습니다. 현 박사는 황 교수의 국민적 인기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현인수 박사: “지난 6월 1일 서울에 도착했는데요. 거리에서 지나치는 모든 신문 가판대와 지하철 광고판, 그리고 잡지 판매대에 진열된 모든 출판물이 온통 황교수의 사진 천지인 걸 보고 놀랐습니다.”

현 박사는 그 이유를 알 것 같다고 말합니다.

현인수 박사: “한국 사회에서는 누구나 좋은 일로 명성을 얻게 되는 즉시 엄청난 유명세를 타게 됩니다. 황교수에 대한 한국인들의 엄청난 존경은 바로 이런 데서 비롯되는 겁니다.”

획기적인 연구 성과가 국제적으로 유명한 사이언스 잡지에 실린 뒤 모든 한국인들은 황 교수에게 각종 영예를 쏟아 붓기 시작했습니다. 대한항공은 황교수에게 무료 1등석 여행권을 제공했고 그의 연구를 기념하는 우표가 발행됐을 정돕니다.

그러던 중에 지난달 중순 미국인 동료 과학자가 윤리문제로 공격을 시작하면서 황교수는 곤경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윤리 문제는 황 교수 연구팀이 실험에 필요한 난자를 어떻게 확보했느냐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배아를 복제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난자 공급이 필요합니다.

당시엔 불법이 아니었지만 황 교수는 난자 제공 여성들에게 어떤 대가도 지불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랬던 황 교수가 현재는, 비록 자신이 직접 알지는 못했다는 전제가 붙긴 했지만 금품 제공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황 교수는 또 자신의 연구실에서 근무하던 여성 연구원 두 명이 난자를 제공했다고 고백했습니다. 황교수는 자신이 난자 제공 제의를 말렸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부하직원으로부터 기증을 받는 것은 착취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기된 모든 문제가 윤리 문제만은 아니었습니다. 이번 주 황 교수는 과학계에 이정표를 세운 자신의 논문과 함께 제출된 사진 일부에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습니다. 이런 오류들은 중대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황 교수의 부담이 또 늘어난 것만은 틀림 없습니다.

한국 언론에게 있어서 황 교수의 문제는 놓칠 수 없는 취재거리였습니다. 존 허스코비츠 로이터 통신 서울 지국장의 말입니다.

허스코비츠 지국장: “온라인 뉴스 매체에서는 사건 전개 상황을 매순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모든 신문이 1면 기사로 다루고 방송에선 톱뉴스로 보도합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달 윤리적 결함 주장이 처음으로 제기된 이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언론의 감시 속에 황 교수의 광채에 흠이 생겼을 것으로 생각하시겠죠? 아마 그러실 겁니다.

손지애 지국장: “황 교수에 대한 한국민들의 감정은 과거보다 훨씬 더 동정적으로 변했습니다.”

손지애 CNN 서울 지국장의 말입니다.

손지애 지국장: “현재 난자 제공을 약속한 여성이 천명을 넘어섰습니다. 따라서 다른 별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황 교수는 연구를 재개하게 되면 실험을 할 훨씬 더 많은 난자를 확보한 겁니다.”

손지애 지국장은 황 교수가 이처럼 계속 인기를 이어가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첫째로 그가 평범한 가정 출신이라는 게 그 한 이유입니다.

손지애 지국장: “황 교수는 고향에서 자란 한국 토종입니다. 이런 사람이 미래의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습니다. 한국 국민은 황 교수를 통해 한국의 미래에 나아갈 목표점을 찾은 셈입니다.”

손 지국장은 황 교수가 중요한 과학 분야에서 세계를 이끄는 지도자로서 한국을 대표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손 지국장은 황 교수가 국가적 영웅이 된 것이 있을 법한 일은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손지애 지국장: “한국 역사에서 과학자가 국가적 명성을 얻은 예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황 교수가 명성을 얻은 것은 그의 배경도 한 몫을 했지만 그 자신에 기인한 바도 많습니다. 황 교수는 의사 소통의 달인입니다. 그는 자신이 어떤 연구를 하고 있고 왜 그 연구가 사람들에게 중요한지를 계속 알리고 다녔습니다. 그게 바로 사람들이 황 교수를 사랑하는 이윱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 사랑이 식고 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습니다.

워싱턴에서 NPR 뉴스 조 팔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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