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과거 원전 사고가 났던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수도 키이우의 북쪽에 있어 전쟁 초기 러시아군이 키이우 진격로로 이용했던 곳입니다.
당시 러시아군이 방사능 관리 지역까지 훼손해 더 위험해 졌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지금은 어떤지, 현지에서 금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쟁 초기 러시아군이 장악했던 체르노빌은 이제 우크라이나가 통제하고 있지만, 긴장은 여전합니다.
러시아군이 다시 들이닥칠 상황에 대비해 우크라이나군은 벙커를 늘리고 중무장 군인들을 배치했습니다.
군사 기지 촬영은 허용되지 않았지만, 구 소련 시절 건립된 초대형 통신 감청탑이 긴장상태를 대변합니다.
38년 전 폭발한 원전 4호기는 거대한 돔 형태의 석관에 이중 삼중으로 둘러 쌓여있습니다.
[하멘카/체르노빌 원전 관계자 : "모든 핵연료는 원자로에서 제거되어 안전한 장소에 보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대의 방사능 수치는 여전히 불안정 합니다.
국제원자력 기구 IAEA와 함께 원전 측이 설정한 기준치는 0.3 마이크로 시버트.
원전 오른쪽에선 정상수치가 나옵니다.
하지만 바람을 맞는 방향인 원전 왼쪽에선 기준치의 5배를 넘습니다.
날씨와 바람의 방향에 따라 방사능 수치에 차이가 난다는 것이 원전측 설명입니다.
지금 방사능 수치는 1.6마이크로 시버트로 정상수치인 0.3마이크로 시버트를 훨씬 초과하는 방사능 수치가 표시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체르노빌 점령 당시 고준위 방사능 오염 지역인 '붉은 숲'지대에도 진입했는데, 상당수가 방사능에 피폭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러시아군은 원전사고 이후 축적해온 자료도 훼손했습니다.
[세르게이 키리예프/체르노빌 환경센터 소장 : "원전 탈환 이후 방사능 계측 및 제어 시스템을 복구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시스템은 전부 파괴된 상태였습니다."]
1986년 원전 사고로 인류 대재앙의 현장이 됐던 체르노빌에 이젠 전쟁이 남긴 상처까지 더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서 KBS 뉴스 금철영입니다.
촬영기자:신봉승 고형석/영상편집:한미희/자료조사:이수아/통역:테티아나 보디아니츠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