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공의 모집도 실패…해넘기는 ‘의료 공백’

입력 2024.12.24 (19:23)

수정 2024.12.24 (21:51)

[앵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어느덧 1년이 다 돼갑니다.

극심한 의정 갈등 속에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까지 맞물리면서 실타래는 더 꼬여만 가고 있는데요.

내년도 대구 지역 수련병원의 전공의 모집도 사실상 실패하면서 의료 공백은 해를 넘겨서도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문다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월 시작된 의·정 갈등.

전공의들의 병원을 떠나면서 수술실 가동률은 30% 이상 급감했고, 예정된 진료가 미뤄지는가 하면, 의료진이 없어 응급실을 찾아 헤매는 환자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기약 없는 의료 공백에 환자와 가족들은 늘 마음을 졸입니다.

[환자 가족 : "(친척이 암에 걸려) 수술해야 한다고 했는데 날짜를 제대로 못 잡아가지고 한 두 달 정도 밀려가지고, 그런 말 들었을 때 암담했죠."]

수술 일정이 밀리고 응급환자 이송에 차질을 빚는 등 의료 현장의 공백은 결국 해를 넘겨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구권 7개 수련병원에서 발표한 내년도 레지던트 1년 차 합격자는 5명이 전부.

전체 모집 정원 297명의 2%도 안 되는 인원입니다.

경북대와 영남대, 대구의료원이 각 1명, 파티마병원 2명이었고, 계명대 동산병원은 지원자가 없어 합격자 발표도 못했습니다.

전국적으로도 모집률은 5%에 불과했습니다.

산부인과는 전국에서 전공의 단 1명을 선발했고, 심장혈관흉부외과 2명, 소아청소년과는 5명 확보에 그쳤습니다.

[대구 지역 수련병원 관계자 : "(전공의 공백으로 인해) 수술도 많이 줄었고 외래 환자도 (줄었습니다.) 수련 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지금 제대로 못 하는 상황이긴 하죠."]

전공의들은 여전히 내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는 탄핵 정국 속에 논의를 중단했습니다.

[민복기/대구시의사회장 : "여·야·의·정 협의체 회의가 조속히 시작돼야 합니다. 지역의료 체계와 필수 의료 체계가 굉장히 많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의료 공백 사태, 해를 넘겨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다애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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