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당시 이상민 언론사 단전 요청?…소방청장 “경찰 협조 요청 있으면”

12·3 비상계엄 당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일부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오늘(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허석곤 소방청장에 ‘한겨레, 경향, MBC 소위 진보 매체라고 하는 언론사의 단전, 단수를 이상민 장관이 지시했고, 지시를 받은 소방청장이 차장에게 상의했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허 청장은 “옆자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같이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윤 의원이 재차 ‘이상민 장관이 지시했냐’고 묻자 허 청장은 “장관님도 명확하게 저한테 지시를 한 게 아니다”라며 “경찰청에서 요청이 오면 협조하라는 (의미였다)”고 답했습니다.

윤 의원이 “협조하라는 게 지시 아니냐, 이상민 장관이 전화 온 시간이 몇 시쯤이었냐”고 묻자 허 청장은 “자료를 보니 10시 37분에 전화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 중차대한 일을 왜 보고하지 않았냐, 오늘에서까지 한 달이 지나서까지’라는 윤 의원 추궁에 허 청장은 “‘전화를 받았다고’고 저희들이 국회 답변 자료를 제출했다”며 “그 부분은 명확하게 저만 알고 있었던 논의이고, 제가 누구에게 그것을 지시한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참 대단히 중요한 증언이 나왔다”며 “그때 있었던 상황이 행안부 장관으로부터 어떤 지시가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든가, 뉘앙스라든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청장도 공범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정확하게 불법적인 지시가 있었으면 국민 앞에 소상히 보고하고 이후의 조치에 대해 말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허 청장은 “전화를 받았을 때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약간 소란스러운 분위기였다”며 “장관님께서 몇 군데 언론사를 말씀하시면서 경찰청에서 어떤 요청이 오면 거기에 대해서 협조했으면 좋겠다, 이런 전화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경찰청에서 단전, 단수란 이야기는 제가 들은 것 같다”며 “그게 경찰청에서 명확하게 단전, 단수를 저에게 요청한다는 것인지 정확하게 어떤 의미였는지는 지금 판단이 정확하게 서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허 청장은 “전화를 받고 옆에 바로 차장이 앉아 있었기 때문에 ‘장관님 전화가 왔다, 언론사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경찰청에서 협조해 줘라 그 내용이 단전, 단수 이야기가 그런 뉘앙스가 있었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과연 단전, 단수가 소방 업무냐,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냐에 대해 저희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허 청장은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