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취임 100일 만에 지지율이 폭락하고 각계각층에서 혹평을 받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선 띄우기에 나섰습니다.
여론이 좋지 않은데도 트럼프가 3선에 시동을 거는 근거가 있는지 국제부 김양순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전에도 한번 얘기했던 것 같은데, 트럼프 대통령 3선 출마 가능성, 부인하진 않았잖아요?
이번엔 또 뭐가 있었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만날 쓰고 다니는 빨간 모자 있죠.
보통은 마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라고 쓰여 있는데 트럼프 재단이 만듭니다.
그런데 이번에 트럼프 2028이라고 쓰여 있는 상품들이 출시됐습니다.
모자, 티셔츠, 텀블러 홀더 등 제품이 다양한데, 설명에 보면 미래는 밝아보인다, 트럼프 2028 제품으로 규칙을 다시 써보자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대통령은 2번만 할 수 있게 돼 있는 헌법을 바꿔보자는 노골적인 선전 문구인데요.
모자 하나가 7만 원가량 하니까 상당히 비쌉니다.
2028년, 다음 대선을 노려 캠페인 자금 모금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고 해석됩니다.
[앵커]
4월 29일이 딱 취임 100일이란 말이죠.
역대 대통령 가운데 성적표는 최악이잖습니까?
그런데도 자신감이 있어요?
[기자]
우리가 밖에서 보기엔 트럼프 오래 못 버티겠다, 싶은데 안에선 또 그렇지 않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고통을 겪더라도 감수하겠다는 의견도 상당합니다.
[마사 라마스/미국 애리조나주 : "트럼프와 사랑에 빠져있습니다. 그가 하는 일들에 정말 압도당한 것 같아요."]
[스티브 이건/워싱턴DC 소상공인 : "저는 트럼프에게 투표했고, 현재 관세 후폭풍을 감당할 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하는 사업은 여전히 잘 굴러가고 있어요."]
[앵커]
저도 여론조사를 좀 들여다봤는데, 젊은 층에서 상당히 보수화되는 경향이 보이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20대 응답자들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도 Z세대라는 말 많이 쓰는데요.
보통 18세에서 29세 사이의 젊은 세대를 일컫는 말입니다.
NBC 뉴스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잘한다는 응답은 전체 세대가 45%, Z세대는 34%였습니다.
그런데 이걸 Z세대만 봤더니 20대 남성 응답자의 45%가 트럼프가 잘하고 있다고 했고 여성은 24%만 잘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럼 다른 세대도 이렇게 격차가 큰가 봤더니 Z세대가 압도적으로 시각차가 분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물론 미국에선 낙태 문제 등 민감한 의제가 있긴 하지만 10대와 20대 젊은 남성들이 보수화되는 경향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현상이기도 합니다.
미국 공화당 역시 바로 이 점을 공략하며 트럼프 3기를 띄우고 있습니다.
[앵커]
트럼프가 자꾸 루스벨트 대통령과 자신을 비교하는데, 루스벨트처럼 대통령 여러 번 할 수 있다, 이런 거죠?
[기자]
프랭클린 델라노 루스벨트, 주로 FDR 이라고 불리는데 미국을 위기에서 구해낸 인물로 꼽힙니다.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4선을 한 인물인데 당시는 대공황 직후 2차 세계대전 중이라는 걸 감안해야 합니다.
또 루스벨트 대통령 사후에 대통령은 2번만 할 수 있게 헌법이 수정돼 명문화됐거든요.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자신의 100일을 자꾸 루스벨트 100일과 비교하니까 두 사람이 한 일은 완전히 다르다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4년 뒤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성적표로 보면 3선 어려워 보이는데, 특히 주식시장이 역대 두 번째로 최악이라는 평가죠?
[기자]
워터게이트로 유명한 닉슨 대통령 이후 뉴욕증시는 최악의 100일이었다는 평갑니다.
특히 중국과 관세전쟁을 벌이는 게 시장에 타격을 줬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얘기했다고 협상이 이뤄지는 것처럼 말하자 중국은 전혀 얘기한 바 없다 라고 딱 자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 기자들의 질문에 뭐라고 했을까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나는 시진핑과 여러 번 이야기했습니다."]
["(관세 이후에 이야기 본 적 있습니까? 언제 시진핑과 마지막으로 대화했나요?) 아니요, 그 질문에 답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그와 많이 이야기했어요."]
시진핑과 얘기를 많이 했다는데 언제 한 건지, 관세 전쟁 이후에 한 적이 있는지는 두루뭉술 넘어가고 있는데요.
트럼프 특유의 협박하고 일단 질러~ 스타일, 트럼프 1기 때는 먹혔는데요.
중국 신화통신은 트럼프 100일을 맞아 역사적으로 타협이 자비를 얻은 적은 없었다며 "절대 무릎 꿇지 마라"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상당히 의미심장합니다.
[앵커]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고, 3선까지 생각한다면, 어때, 트럼프 궤도 수정 있을까요?
[기자]
이미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산 자동차에 부과했던 25% 관세 또, 차량 부품에 부과하기로 한 관세도 낮추겠다, 이런 발표가 나왔거든요.
자동차 관세 인하에 이어 다음은 중국과의 대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높습니다.
현재 미국인들의 평균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품을 분석해 봤더니 메이드인 차이나, 중국산에 의존도가 99%인 제품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소소하게는 손톱깎이, 구급상자까지 99%가 중국산이었는데, 현재 관세전쟁 상황에선 당장 대체가 어려운 품목들입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 급한 건 중국이다, 라면서 여전히 협상을 낙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신형 이재연/그래픽:박미주 김지혜 여현수/자료조사:김나영 김시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