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홍상희씨, 자원봉사 뿌듯

입력 2006.03.17 (08:46) 수정 2006.03.1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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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손과 발이 되어준다는 사실이 뿌듯해요. 특히 몸이 불편하고 언어가 통하지 않는 장애인 선수들을 도와줄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낍니다’

2006 토리노 동계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 자원 봉사자로 활동 중인 홍상희[25.여]씨는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늘 바쁘다.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는 3명에 불과하지만 이들 선수를 밀착 동행하며 이탈리아어 통역을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잔 심부름까지 하는 등 모든 뒷바라지를 해주고 있어서다.
토리노 국립미술원에서 무대미술과 박사 과정[2년]을 밟고 있는 홍씨는 자원 봉사 일에 전념하는 바람에 학교 수업을 많이 빼먹어 1년을 더 다녀야 할지 모르는 딱한 처지가 됐을 정도.

지난 달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강석이 남자 500m 동메달을 따던 날에는 통역을 해주느라 전공시험을 포기했고 한 달 넘게 학교에 나가지 못했다.
선수촌 식당에 김치 등 한국 음식에 없어 애를 먹는 선수들을 위해 집에 있던 전기 밥솥까지 가져와 손수 따뜻한 밥을 해 선수들에게 먹였을 정도로 정성도 지극하다.
홍씨의 꿈은 인정받는 무대 기획자가 되는 것이다.
지난 2000년 서울 광영여고를 졸업한 뒤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1년 간 좋아하는 서양화 그리기에 몰두했던 홍씨는 토리노 국립미술원에 그림을 보내 합격 통보를 받고 2001년 4월 이탈리아행을 감행했다.
이탈리아어를 전혀 못했던 홍씨는 무작정 피렌체에서 4개월 과정의 랭귀지 스쿨에 등록했으나 2개월만 다닌 뒤 그만뒀고 친구들을 사귀면서 생활 속에서 언어를 체득했다.
당시 토리노에서 한국 유학생은 유일했기에 이탈리아어만 쓸 수밖에 없었고 힘들었지만 낯선 환경에 빨리 적응하게 됐다.
무대 도면 설계부터 배우들의 의상과 무대 조명까지 무대 디자이너가 갖춰야 할 모든 걸 배워 부문에서 손꼽히는 능력을 갖췄다.
앞으로 뮤지컬, 연극 무대를 꾸밀 계획이고 광고 세트 제작에도 관심이 있어 이탈리아 몇몇 회사에 지원서를 내놓은 상태다.
홍씨는 \"내가 제작한 무대에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가상의 세계지만 내가 만든 공간에서 이뤄지는 것이기에 보람도 있다.공부를 마치고 이탈리아 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뒤 기회가 된다면 국내에서도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1월 아이스슬레지하키 장애인 선수들이 동계 패럴림픽 티켓을 따려고 토리노에 왔을 때 통역을 한 게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계기가 됐다.우리 선수들이 내 도움을 받아 고마워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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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럴림픽 홍상희씨, 자원봉사 뿌듯
    • 입력 2006-03-17 08:46:12
    • 수정2006-03-17 13:36:14
    연합뉴스
‘선수들의 손과 발이 되어준다는 사실이 뿌듯해요. 특히 몸이 불편하고 언어가 통하지 않는 장애인 선수들을 도와줄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낍니다’ 2006 토리노 동계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 자원 봉사자로 활동 중인 홍상희[25.여]씨는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늘 바쁘다.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는 3명에 불과하지만 이들 선수를 밀착 동행하며 이탈리아어 통역을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잔 심부름까지 하는 등 모든 뒷바라지를 해주고 있어서다. 토리노 국립미술원에서 무대미술과 박사 과정[2년]을 밟고 있는 홍씨는 자원 봉사 일에 전념하는 바람에 학교 수업을 많이 빼먹어 1년을 더 다녀야 할지 모르는 딱한 처지가 됐을 정도. 지난 달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강석이 남자 500m 동메달을 따던 날에는 통역을 해주느라 전공시험을 포기했고 한 달 넘게 학교에 나가지 못했다. 선수촌 식당에 김치 등 한국 음식에 없어 애를 먹는 선수들을 위해 집에 있던 전기 밥솥까지 가져와 손수 따뜻한 밥을 해 선수들에게 먹였을 정도로 정성도 지극하다. 홍씨의 꿈은 인정받는 무대 기획자가 되는 것이다. 지난 2000년 서울 광영여고를 졸업한 뒤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1년 간 좋아하는 서양화 그리기에 몰두했던 홍씨는 토리노 국립미술원에 그림을 보내 합격 통보를 받고 2001년 4월 이탈리아행을 감행했다. 이탈리아어를 전혀 못했던 홍씨는 무작정 피렌체에서 4개월 과정의 랭귀지 스쿨에 등록했으나 2개월만 다닌 뒤 그만뒀고 친구들을 사귀면서 생활 속에서 언어를 체득했다. 당시 토리노에서 한국 유학생은 유일했기에 이탈리아어만 쓸 수밖에 없었고 힘들었지만 낯선 환경에 빨리 적응하게 됐다. 무대 도면 설계부터 배우들의 의상과 무대 조명까지 무대 디자이너가 갖춰야 할 모든 걸 배워 부문에서 손꼽히는 능력을 갖췄다. 앞으로 뮤지컬, 연극 무대를 꾸밀 계획이고 광고 세트 제작에도 관심이 있어 이탈리아 몇몇 회사에 지원서를 내놓은 상태다. 홍씨는 \"내가 제작한 무대에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가상의 세계지만 내가 만든 공간에서 이뤄지는 것이기에 보람도 있다.공부를 마치고 이탈리아 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뒤 기회가 된다면 국내에서도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1월 아이스슬레지하키 장애인 선수들이 동계 패럴림픽 티켓을 따려고 토리노에 왔을 때 통역을 한 게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계기가 됐다.우리 선수들이 내 도움을 받아 고마워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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