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편법 증여’ 항소심도 유죄 선고

<앵커 멘트>

삼성그룹의 에버랜드 편법 증여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과 같이 유죄가 선고됐습니다.

이건희 회장 소환 등 삼성그룹 수뇌부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정수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고법 형사 5부는 오늘 오전 열린 에버랜드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허태학 박노빈 두 피고인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죄를 적용해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30억 원씩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두 피고인이 지난 96년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무효인 이사회 결의를 바탕으로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을 결의해 절차상 위법을 저질렀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당시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의 기준이 되는 주식의 적정 가격은 주당 최소 만4천8백25원인데도 주당 7천7백 원에 이재용 씨 남매에게 넘긴 것은 배임이 명백하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따라서 두 피고인이 이재용 씨 남매에게 89억4천만 원의 부당 이득을 안겨주는 동시에 에버랜드에는 같은 액수의 손해를 끼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두 피고인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공모 여부를 확인할 필요는 없다고 밝혀 핵심 쟁점이었던 삼성그룹 차원의 지시 공모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항소심 재판 결과를 보고 이건희 회장에 대한 소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기 때문에 오늘 유죄 판결로 이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에는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정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