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사내 하청은 법의 ‘사각지대’

입력 2007.07.0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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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부터 시행에 들어간 비정규직 법안의 자세한 내용과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보는 연속기획.

그 세 번째 순서로 오늘은 비정규직 보호법안의 사각지대로 지적되고 있는 용역노동자 문제를 짚어봅니다.

박정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청소일을 하는 김 모씨의 한 달 임금은 72만 원으로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일을 시작해 하루 8시간을 일하지만 생계비에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녹취>용역 노동자: "세금내고 뭐하면 먹고 살기도 힘들어요. 여자들이 진짜 한푼이라도 벌려고 새벽에 나오는 데 요금이 너무 적습니다."

용역노동자들은 저임금뿐만 아니라 만성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최근 한 지방대학의 청소용역직 30명이 집단으로 해고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용역업체가 바뀌면서 고용 승계를 약속하지 않은 것입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비정규직법은 용역 노동자들을 철저하게 외면했습니다.

비정규직법은 기간제와 파견 노동자만을 보호하기 위한 법으로 용역이나 사내하청 노동자의 경우 보호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용역노동자들은 불합리한 차별을 당해도 시정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고용기간이 2년을 넘어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 않습니다.

사용자들이 기를 쓰고 기간제를 용역으로 전환하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용역 노동자를 위한 별도의 임금체계와 고용보장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은수미(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적절한 직무평가를 통해서 산업별 임금표준체계를 만들고 이러한 표준체계에 기초해서 임금이 지급되도록 권장할 뿐만 아니라 기업 수준이 아니라 업종이나 산별 수준에서 재취업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것이 현재로선 긴급합니다."

용역 노동자는 현재 58만여 명,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법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용역노동자들을 위한 별도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고도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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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역·사내 하청은 법의 ‘사각지대’
    • 입력 2007-07-01 21:08:51
    뉴스 9
<앵커 멘트> 오늘부터 시행에 들어간 비정규직 법안의 자세한 내용과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보는 연속기획. 그 세 번째 순서로 오늘은 비정규직 보호법안의 사각지대로 지적되고 있는 용역노동자 문제를 짚어봅니다. 박정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청소일을 하는 김 모씨의 한 달 임금은 72만 원으로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일을 시작해 하루 8시간을 일하지만 생계비에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녹취>용역 노동자: "세금내고 뭐하면 먹고 살기도 힘들어요. 여자들이 진짜 한푼이라도 벌려고 새벽에 나오는 데 요금이 너무 적습니다." 용역노동자들은 저임금뿐만 아니라 만성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최근 한 지방대학의 청소용역직 30명이 집단으로 해고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용역업체가 바뀌면서 고용 승계를 약속하지 않은 것입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비정규직법은 용역 노동자들을 철저하게 외면했습니다. 비정규직법은 기간제와 파견 노동자만을 보호하기 위한 법으로 용역이나 사내하청 노동자의 경우 보호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용역노동자들은 불합리한 차별을 당해도 시정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고용기간이 2년을 넘어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 않습니다. 사용자들이 기를 쓰고 기간제를 용역으로 전환하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용역 노동자를 위한 별도의 임금체계와 고용보장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은수미(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적절한 직무평가를 통해서 산업별 임금표준체계를 만들고 이러한 표준체계에 기초해서 임금이 지급되도록 권장할 뿐만 아니라 기업 수준이 아니라 업종이나 산별 수준에서 재취업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것이 현재로선 긴급합니다." 용역 노동자는 현재 58만여 명,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법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용역노동자들을 위한 별도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고도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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