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에 중독된 사회

입력 2007.08.23 (22:36) 수정 2007.08.2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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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끄러운 가짜 학력 파문, KBS는 오늘부터 뿌리깊은 학력지상주의를 진단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우리 사회의 학력중독이 얼마나 심각한지 하송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자료화면> 영화 '타짜'

형사: "고발이 들어와서그래 며칠만 들어갔다와."
정 마담: "나 이대나온 여자야~ 내가 어떻게 그런데를 들어가."

도박장에서 연행되려는 순간 형사에게 여주인공은 학벌을 들먹입니다.

이 한마디가 공전의 히트를 친 데는 학벌과 특혜가 무관하지않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생의 반려를 찾아주는 곳. 미혼 남녀 10명 가운데 6명은 학벌을 가장 중요시 여깁니다.

<녹취> 상담원: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학력이세요?"

더 나은 이를 만나고픈 욕망에 학력을 꾸며내거나 부풀리기를 거침없이 시도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이미경(결혼정보업체 팀장): "기재한 대학을 확인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면 회원 등록을 취소하겠다는 경우가 있어요."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에어컨도 모자라 손부채로 더위를 쫓으며 대학 입시를 다시 준비하는 이들.

해마다 20~30만명에 달하는 재수생들은 명문대에 합격하면 모든 걸 이룰 거란 장밋빛 환상에 젖어있습니다.

<인터뷰> 김기쁨(재수생): "서울대를 가면 길도 넓고 특히 사회계층에서 더 높이 올라갈 확률이 높아..."

한 취업 전문업체가 직장인과 대학생 천 2백여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에서의 성공 요건을 묻는 조사에서도 22%에 달하는 가장 많은 응답자가 주저없이 '학력'을 꼽았습니다.

학력 위조가 판을 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 셈입니다.

<인터뷰> 홍세화(학벌없는 사회만들기 대표): "사회에서 구성원들의 가치와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대학간판이기 땜에 거기에 목을 매게 되는..한국의 괴물적 현상이죠."

어떤 학교를 나왔는지로 사람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대우의 높낮이를 결정하는 사회, 부인하기 힘든 우리네의 모습입니다.

KBS 뉴스 하송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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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력에 중독된 사회
    • 입력 2007-08-23 20:56:42
    • 수정2007-08-24 10:56:41
    뉴스 9
<앵커 멘트> 부끄러운 가짜 학력 파문, KBS는 오늘부터 뿌리깊은 학력지상주의를 진단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우리 사회의 학력중독이 얼마나 심각한지 하송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자료화면> 영화 '타짜' 형사: "고발이 들어와서그래 며칠만 들어갔다와." 정 마담: "나 이대나온 여자야~ 내가 어떻게 그런데를 들어가." 도박장에서 연행되려는 순간 형사에게 여주인공은 학벌을 들먹입니다. 이 한마디가 공전의 히트를 친 데는 학벌과 특혜가 무관하지않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생의 반려를 찾아주는 곳. 미혼 남녀 10명 가운데 6명은 학벌을 가장 중요시 여깁니다. <녹취> 상담원: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학력이세요?" 더 나은 이를 만나고픈 욕망에 학력을 꾸며내거나 부풀리기를 거침없이 시도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이미경(결혼정보업체 팀장): "기재한 대학을 확인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면 회원 등록을 취소하겠다는 경우가 있어요."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에어컨도 모자라 손부채로 더위를 쫓으며 대학 입시를 다시 준비하는 이들. 해마다 20~30만명에 달하는 재수생들은 명문대에 합격하면 모든 걸 이룰 거란 장밋빛 환상에 젖어있습니다. <인터뷰> 김기쁨(재수생): "서울대를 가면 길도 넓고 특히 사회계층에서 더 높이 올라갈 확률이 높아..." 한 취업 전문업체가 직장인과 대학생 천 2백여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에서의 성공 요건을 묻는 조사에서도 22%에 달하는 가장 많은 응답자가 주저없이 '학력'을 꼽았습니다. 학력 위조가 판을 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 셈입니다. <인터뷰> 홍세화(학벌없는 사회만들기 대표): "사회에서 구성원들의 가치와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대학간판이기 땜에 거기에 목을 매게 되는..한국의 괴물적 현상이죠." 어떤 학교를 나왔는지로 사람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대우의 높낮이를 결정하는 사회, 부인하기 힘든 우리네의 모습입니다. KBS 뉴스 하송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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