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경관 빼어난 한라산 ‘쑥대밭’

입력 2007.09.20 (22:07) 수정 2007.09.20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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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제주의 한라산이 태풍 나리가 휩쓸고 지나가면서 곳곳이 크게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많은 계곡이 유실됐고 등산로의 대피소도 사라졌습니다.

강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라산 정상 부근에서 모아진 물이 연중 흐르는 해발 1,200m의 'Y' 계곡, 계절마다 특이한 운치를 자랑하는 한라산 절경 중 하나지만 이번 태풍에 제 모습을 잃었습니다.

고목들이 뿌리째 뽑히고 급류에 휩쓰려 내려온 집채만한 바위들이 계곡을 메우고있습니다.

가파른 계곡 사면이 급류에 깎여나가면서 나무 뿌리가 드러나고 실개천같이 물이 조금 흐르던 계곡엔 빗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립니다.

태풍 전,후 사흘 동안 한라산에 쏟아진 비는 무려 790㎜, 아름답던 계곡이 참혹하게 변한 모습에 모두가 믿기지 않는 표정입니다.

<인터뷰> 홍성철(공사 인부) : "이렇게 큰 돌들이 산사태가 나 이렇게 굴러온 거예요. 여기가 2m 높이 물이 차 있던 웅덩이였는데 다 메워졌죠."

30여년 동안 산악인들의 인식처였던 해발 1,500m '용진각 대피소'는 폭우에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등반로도 상당 부분 유실돼 일부 구간은 통제되고 있습니다.

산 중턱에서 쏟아져 내린 흙과 바위는 수원지로 연결되는 계곡의 수문도 막아놨습니다.

폭우로 이일 대가 범람하면서 수원지로 연결되는 450㎜ 두께의 콘크리트 도수로 60m가 파손됐습니다.

수원지로 연결된 용수가 끊기면서 제주도 중산간 마을 2만5천 명은 당장 먹는물을 걱정해야 할 형편입니다.

당장 복구도 힘들어 열흘 후면 식수가 끊길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장철(제주도수자원본부장) : "장비 진입이 어렵습니다. 헬기로 공수를 해야 되기 때문에 일기가 나쁠 경우 장비 진입이 어려워진다는 거죠."

태풍 '나리'는 제주섬 전체에 엄청난 재산피해 뿐만 아니라 한라산까지도 회복하기 힘든 엄청난 피해를 남겼습니다.

KBS 뉴스 강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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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에 경관 빼어난 한라산 ‘쑥대밭’
    • 입력 2007-09-20 21:12:46
    • 수정2007-09-20 22: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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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제주의 한라산이 태풍 나리가 휩쓸고 지나가면서 곳곳이 크게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많은 계곡이 유실됐고 등산로의 대피소도 사라졌습니다. 강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라산 정상 부근에서 모아진 물이 연중 흐르는 해발 1,200m의 'Y' 계곡, 계절마다 특이한 운치를 자랑하는 한라산 절경 중 하나지만 이번 태풍에 제 모습을 잃었습니다. 고목들이 뿌리째 뽑히고 급류에 휩쓰려 내려온 집채만한 바위들이 계곡을 메우고있습니다. 가파른 계곡 사면이 급류에 깎여나가면서 나무 뿌리가 드러나고 실개천같이 물이 조금 흐르던 계곡엔 빗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립니다. 태풍 전,후 사흘 동안 한라산에 쏟아진 비는 무려 790㎜, 아름답던 계곡이 참혹하게 변한 모습에 모두가 믿기지 않는 표정입니다. <인터뷰> 홍성철(공사 인부) : "이렇게 큰 돌들이 산사태가 나 이렇게 굴러온 거예요. 여기가 2m 높이 물이 차 있던 웅덩이였는데 다 메워졌죠." 30여년 동안 산악인들의 인식처였던 해발 1,500m '용진각 대피소'는 폭우에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등반로도 상당 부분 유실돼 일부 구간은 통제되고 있습니다. 산 중턱에서 쏟아져 내린 흙과 바위는 수원지로 연결되는 계곡의 수문도 막아놨습니다. 폭우로 이일 대가 범람하면서 수원지로 연결되는 450㎜ 두께의 콘크리트 도수로 60m가 파손됐습니다. 수원지로 연결된 용수가 끊기면서 제주도 중산간 마을 2만5천 명은 당장 먹는물을 걱정해야 할 형편입니다. 당장 복구도 힘들어 열흘 후면 식수가 끊길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장철(제주도수자원본부장) : "장비 진입이 어렵습니다. 헬기로 공수를 해야 되기 때문에 일기가 나쁠 경우 장비 진입이 어려워진다는 거죠." 태풍 '나리'는 제주섬 전체에 엄청난 재산피해 뿐만 아니라 한라산까지도 회복하기 힘든 엄청난 피해를 남겼습니다. KBS 뉴스 강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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