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이 유학 준비 ‘흔들리는 한국대학’

입력 2007.11.05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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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 한해 우리 교육계, 결국 후보들간의 대선공약도 엇갈릴 만큼 유난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죠.

앞으로 우리의 대학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KBS에서는 앞서가고 있는 해외 대학을 탐방하면서 한국 대학의 문제점과 대안을 짚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전교생 중 절반이 유학준비생인 고등학교의 사례를 통해 인재의 국내 기피 실태를 진단해봤습니다.

유원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이 한국인이라는 점만 빼면 마치 미국 교실을 옮겨 놓은 듯합니다.

전교생 430명 가운데 절반이 유학준비생.

이들은 입학할 때부터 해외 대학으로 진학할 생각을 굳힌 학생들입니다.

<인터뷰> 유소민(민사고 국제반 3학년): "세계에서 최고가 모인다는 대학에서 부딪혀 보고 경쟁도 하고 싶고, 제대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학교 학부모들이 연 후원행사.

부모의 생각은 더욱 확고합니다.

<인터뷰> 김명자(민사고 학부모): "서울대, 연대, 고대...수능점수에 따라 학교가 결정되잖아요. 그게 너무 싫은 거예요."

유학반 인기는 특목고로 이어져 해외 대학으로 진학하려는 고등학생이 천 명은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돈희(민사고 교장/前 교육부장관): "국내 톱 클래스 대학 진학하는 게 해외 명문대 가는 것보다 어려워요. 어렵다는 말이 경쟁의 상대가 세서 그런 게 아니라 제도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가진 것이죠."

늘 학생들로 붐비는 대학도서관.

대학생들이 전공보다는 취업 준비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정훈(대학 4학년): "취업 공부에 더 매달리는 게 사실이고 전공 공부는 시험 때나 과제물 낼 때만 하는 편이죠."

세계 1위의 대학진학률 뒤에는 고학력 실업과 대학의 하향평준화라는 그늘이 드리워 있습니다.

대학들이 가만히 앉아 우수 인재들을 나눠 갖던 때와는 상황이 180도로 바뀌었습니다.

<인터뷰> 설현수(중앙대 교육학과 교수): "대학이 국제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유원중 '도피성 유학'이란 옛말이 됐고 지금은 국내 대학에 만족하지 못하는 우수한 학생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수 십대 일의 경쟁률을 자랑하는 상위권대학들도 과거에 경험에 보지 못한 위기감을 느끼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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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반이 유학 준비 ‘흔들리는 한국대학’
    • 입력 2007-11-05 21:20:26
    뉴스 9
<앵커 멘트> 올 한해 우리 교육계, 결국 후보들간의 대선공약도 엇갈릴 만큼 유난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죠. 앞으로 우리의 대학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KBS에서는 앞서가고 있는 해외 대학을 탐방하면서 한국 대학의 문제점과 대안을 짚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전교생 중 절반이 유학준비생인 고등학교의 사례를 통해 인재의 국내 기피 실태를 진단해봤습니다. 유원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이 한국인이라는 점만 빼면 마치 미국 교실을 옮겨 놓은 듯합니다. 전교생 430명 가운데 절반이 유학준비생. 이들은 입학할 때부터 해외 대학으로 진학할 생각을 굳힌 학생들입니다. <인터뷰> 유소민(민사고 국제반 3학년): "세계에서 최고가 모인다는 대학에서 부딪혀 보고 경쟁도 하고 싶고, 제대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학교 학부모들이 연 후원행사. 부모의 생각은 더욱 확고합니다. <인터뷰> 김명자(민사고 학부모): "서울대, 연대, 고대...수능점수에 따라 학교가 결정되잖아요. 그게 너무 싫은 거예요." 유학반 인기는 특목고로 이어져 해외 대학으로 진학하려는 고등학생이 천 명은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돈희(민사고 교장/前 교육부장관): "국내 톱 클래스 대학 진학하는 게 해외 명문대 가는 것보다 어려워요. 어렵다는 말이 경쟁의 상대가 세서 그런 게 아니라 제도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가진 것이죠." 늘 학생들로 붐비는 대학도서관. 대학생들이 전공보다는 취업 준비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정훈(대학 4학년): "취업 공부에 더 매달리는 게 사실이고 전공 공부는 시험 때나 과제물 낼 때만 하는 편이죠." 세계 1위의 대학진학률 뒤에는 고학력 실업과 대학의 하향평준화라는 그늘이 드리워 있습니다. 대학들이 가만히 앉아 우수 인재들을 나눠 갖던 때와는 상황이 180도로 바뀌었습니다. <인터뷰> 설현수(중앙대 교육학과 교수): "대학이 국제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유원중 '도피성 유학'이란 옛말이 됐고 지금은 국내 대학에 만족하지 못하는 우수한 학생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수 십대 일의 경쟁률을 자랑하는 상위권대학들도 과거에 경험에 보지 못한 위기감을 느끼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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