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결산…‘씁쓸한 외화내빈’

입력 2007.12.2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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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 한해를 분야별로 결산하는 순서, 오늘은 문화곕니다.

문화계는 양적인 성장이 눈에 띄기도 했지만 여러 병폐가 드러나면서 유난히 굴곡이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이해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25억입니다."

<녹취> "45억 2천입니다."

불과 두 달 만에 최고가 기록이 깨졌습니다.

양대 미술품 경매 회사의 올 한해 낙찰 총액만 천 6백억원.

지난해의 3배입니다.

단 2점 이었던 십 억이상 초고가 그림도 올해는 26점, 미술계의 호황기가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김윤섭(미술경영연구소 소장): "감상 욕구과 함께 투자대상 으로서의 매력적인 측면들이 크게 부각된 점이 주요 요인입니다."

그러나 하반기 이후 가짜 학위로 미술계 실력자로 행세했던 신정아씨 사건과 비자금을 이용한 삼성의 고가 미술품 구입 의혹 등은 미술계를 요동치게 했습니다.

고가 미술품 거래가 뚝 끊기고 경매 낙찰률도 70%선으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은밀한 미술품 거래 관행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터져나왔습니다.

<인터뷰> 장동광(큐레이터협회 부회장): "좀더 공정하고 투명성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고 하는 그런 좋은 전환점이 되지 않았나..."



공연 특히 뮤지컬은 외형상으론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올 한해 제작된 뮤지컬 1400편 가운데 창작 작품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흥행은 모두 참패였습니다.

이러다 보니 기획사들은 비싼 로열티를 주더라도 흥행이 보증되는 해외 뮤지컬을 손쉽게 무대에 올리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인터뷰> 이유리(청강문화산업대학 뮤지컬학과 교수): "창작 뮤지컬을 지속적으로 실험하고 만들어보는 인력과 여건 자체가 크게 부족한 상황입니다."
여기다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 중 불이 나는 등 준비 소홀로 대형 공연 취소 사태가 잇따랐습니다.

공연 유치에만 급급한 졸속 기획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된 것입니다.

가장 성적이 초라했던 분야는 영화계.

논란에도 불구하고 '디 워'가 관객 840만 명으로 선전했을 뿐입니다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100편 중 겨우 6편 꼴, 국내 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지난해 59%에서 46퍼센트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김주성(CJ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사): "지난 십 수년간의 성장에 안주해서 참신한 아이디어 기획을 하지 못한 영화인들의 탓이 큽니다."

그나마 전도연의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등 해외에서 잇따라 전해온 낭보도 있었지만 올 한해 문화계는 곳곳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외화내빈으로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KBS 뉴스 이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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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계 결산…‘씁쓸한 외화내빈’
    • 입력 2007-12-28 21:25:13
    뉴스 9
<앵커 멘트> 올 한해를 분야별로 결산하는 순서, 오늘은 문화곕니다. 문화계는 양적인 성장이 눈에 띄기도 했지만 여러 병폐가 드러나면서 유난히 굴곡이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이해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25억입니다." <녹취> "45억 2천입니다." 불과 두 달 만에 최고가 기록이 깨졌습니다. 양대 미술품 경매 회사의 올 한해 낙찰 총액만 천 6백억원. 지난해의 3배입니다. 단 2점 이었던 십 억이상 초고가 그림도 올해는 26점, 미술계의 호황기가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김윤섭(미술경영연구소 소장): "감상 욕구과 함께 투자대상 으로서의 매력적인 측면들이 크게 부각된 점이 주요 요인입니다." 그러나 하반기 이후 가짜 학위로 미술계 실력자로 행세했던 신정아씨 사건과 비자금을 이용한 삼성의 고가 미술품 구입 의혹 등은 미술계를 요동치게 했습니다. 고가 미술품 거래가 뚝 끊기고 경매 낙찰률도 70%선으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은밀한 미술품 거래 관행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터져나왔습니다. <인터뷰> 장동광(큐레이터협회 부회장): "좀더 공정하고 투명성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고 하는 그런 좋은 전환점이 되지 않았나..." 공연 특히 뮤지컬은 외형상으론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올 한해 제작된 뮤지컬 1400편 가운데 창작 작품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흥행은 모두 참패였습니다. 이러다 보니 기획사들은 비싼 로열티를 주더라도 흥행이 보증되는 해외 뮤지컬을 손쉽게 무대에 올리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인터뷰> 이유리(청강문화산업대학 뮤지컬학과 교수): "창작 뮤지컬을 지속적으로 실험하고 만들어보는 인력과 여건 자체가 크게 부족한 상황입니다." 여기다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 중 불이 나는 등 준비 소홀로 대형 공연 취소 사태가 잇따랐습니다. 공연 유치에만 급급한 졸속 기획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된 것입니다. 가장 성적이 초라했던 분야는 영화계. 논란에도 불구하고 '디 워'가 관객 840만 명으로 선전했을 뿐입니다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100편 중 겨우 6편 꼴, 국내 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지난해 59%에서 46퍼센트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김주성(CJ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사): "지난 십 수년간의 성장에 안주해서 참신한 아이디어 기획을 하지 못한 영화인들의 탓이 큽니다." 그나마 전도연의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등 해외에서 잇따라 전해온 낭보도 있었지만 올 한해 문화계는 곳곳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외화내빈으로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KBS 뉴스 이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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