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위험’ 쇠고기 검역 강화…실효성 논란

입력 2008.05.0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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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정부의 설명 가운데는, 광우병 위험 소가 국내에 들어올 수 없도록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해놨다는 말도 있었죠.

그런데, 쇠고기 협상결과를 들여다보면, 그런 정부의 장담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이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부가 밝힌 검역강화 방안의 핵심은 미국 현지에 대한 감독체계 구축입니다.

우리 정부가 미국의 쇠고기 작업장을 승인하고, 현지 도축장에 특별점검반에 보내 수입 위생조건을 지키고 있는지 점검하겠다는 겁니다.

<녹취> 정운천(장관) : "우리나라가 승인하는 도축장에서 작업된 것만 수입됩니다."

하지만, 새로운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보면 정부 설명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미 농업부가 검사한 모든 육류작업장은 한국으로 수출할 수 있다고 돼 있을 뿐, 한국 정부의 승인권은 삭제됐습니다.

한국 정부의 현지 점검권한도 대표성 있는 표본만으로 적용 대상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정범(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 "정부의 설명은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반입물량 전체를 검역하던 전수조사도 앞으로는 3% 표본조사로 바뀝니다.

수입 대상이 대폭 확대된 가운데 광우병 위험부위를 걸러낼 제도적 장치는 오히려 약화된 셈입니다.

<인터뷰> 박상표(국건수) : "국민 각자가 스스로 건강을 챙기라는 그런 각개약진 사회가 된 것이지, 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

또 이력 추적이 가능한 미국 소는 전체의 30%에도 못 미치는 만큼, 광우병 위험이 높아지는 30개월 이상 소를 판별하는 일도 문제입니다.

정부는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우리 식탁의 안전은 사실상 미국 축산업계의 양심에 맡겨진 셈입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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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우병 위험’ 쇠고기 검역 강화…실효성 논란
    • 입력 2008-05-03 20:46:33
    뉴스 9
<앵커 멘트> 어제 정부의 설명 가운데는, 광우병 위험 소가 국내에 들어올 수 없도록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해놨다는 말도 있었죠. 그런데, 쇠고기 협상결과를 들여다보면, 그런 정부의 장담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이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부가 밝힌 검역강화 방안의 핵심은 미국 현지에 대한 감독체계 구축입니다. 우리 정부가 미국의 쇠고기 작업장을 승인하고, 현지 도축장에 특별점검반에 보내 수입 위생조건을 지키고 있는지 점검하겠다는 겁니다. <녹취> 정운천(장관) : "우리나라가 승인하는 도축장에서 작업된 것만 수입됩니다." 하지만, 새로운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보면 정부 설명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미 농업부가 검사한 모든 육류작업장은 한국으로 수출할 수 있다고 돼 있을 뿐, 한국 정부의 승인권은 삭제됐습니다. 한국 정부의 현지 점검권한도 대표성 있는 표본만으로 적용 대상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정범(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 "정부의 설명은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반입물량 전체를 검역하던 전수조사도 앞으로는 3% 표본조사로 바뀝니다. 수입 대상이 대폭 확대된 가운데 광우병 위험부위를 걸러낼 제도적 장치는 오히려 약화된 셈입니다. <인터뷰> 박상표(국건수) : "국민 각자가 스스로 건강을 챙기라는 그런 각개약진 사회가 된 것이지, 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 또 이력 추적이 가능한 미국 소는 전체의 30%에도 못 미치는 만큼, 광우병 위험이 높아지는 30개월 이상 소를 판별하는 일도 문제입니다. 정부는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우리 식탁의 안전은 사실상 미국 축산업계의 양심에 맡겨진 셈입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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